오늘 제 20대 대통령 선거, 투표합시다

포퓰리즘이 제20대 대통령 선거판을 물들였다. 자신이 국민을 대표하고, 오로지 저 혼자만이 이런저런 능력이 있다고 떠드는 포퓰리스트가 득세했다. 국가 지도자임 내 하며 국민과 경제·정치·문화 '엘리트' 사이에 반목을 부추기기에 거리낌 없었다. 가짜 뉴스의 급속한 전파와 소셜미디어에서의 편 가르기에 올라타 진보적 가치와 전통적 가치와의 충돌을 부추겼다. 인구구조 변화를 교묘히 이용해 때론 성별로, 때론 세대별로, 하다못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갈라진 계층별 파편화를 서슴지 않았다.

그들은 사회의 결속이 아닌 분열을 조장했다. 표(票)가 될성싶으면 주저 없이 지역적, 종교적 갈등을 부추기고, 나라 밖의 전쟁까지 끌어당겼다. 합법적이고 관용적인 사회를 지탱하는 국회, 법원, 언론 등 핵심제도조차 내 편 네편으로 분절시켜 악(惡)으로 몰아붙였다. 온전한 민주주의의 작동을 왜곡시켰다. 시민 제 가끔의 요구는 물론 불만까지 받들어 다양한 집단의 이익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민주주의의 본령을 거짓으로 덧칠한 독설과 얄팍한 세 모으기 정략에 부속시켰다. 유권자들은 갈라치기 대선판에 더욱 소외됐다. 국가와 시민 간의 유대와 시민 간의 결속은 실낱같이 가늘어졌다. 유권자들은 고립감과 소외감, 단절감에 빠져들었다.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거나 삶을 돌보지 않는 정치권을 향한 배신감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등 유력 대선 후보자들은 대전환기를 마주한 차기 정부의 역할론을 강조한다. 하나같이 혁명적 과제를 완수할 적임자로 자신을 추켜세웠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혁명이 일으킬 산업대전환, 미·중 패권경쟁이 가져올 경제대전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기후위기와 탄소 중립에 몰고 올 에너지대전환, 인구감소·고령화·불평등 사회에서의 교육 대전환을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대전환의 새로운 시대는 국가 전반에 걸쳐 불가역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대전환의 시대에는 개인과 기업, 국가의 명운이 갈리기 마련이다. 대전환의 파도를 넘느냐, 못 넘느냐는 차기 대통령의 자질이나 역량과 맞물려 있다. 시대적 상황과 글로벌 도전의 실체와 핵심을 누구보다 먼저 감지하고 새로운 게임의 룰을 정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추어야 한다. 대한민국 특유의 경쟁력을 간파하고 초격차 기술 확보하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

제20대 대통령에게는 그 보다 절실한 덕목이 있다. 국민의 삶에 대한 측은지심(惻隱之心)이다. 우리는 지금 외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소외감과 고립감이 일상화한 사회다. 구성원들은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서로 불신하고 의지하지 못한 채 단절감을 느낀다. 그 고립과 소외는 또 다른 병폐를 낳는다. 가난과 질병, 폭력과 범죄, 분열과 갈등을 불러온다. 차기 대통령은 포용적 민주주의를 익힌 인물이어야 한다. 우리와 함께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적절히 조율하고 조화시킬 방도를 알고 있는 지도자야 한다. 세상에 속하지 않은 듯한 존재도 일으켜 세울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관련기사: 20대 대통령 OOO…당신의 한 표가 미래를 만듭니다

유권자여! 이런 인물을 대한민국의 차기 지도자로 삼자. 종이 한장의 무거움을 여실히 드러내자.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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