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 9월18일까지 전시
생애·작품서 중요한 순간 10개 장면 중심 구성
▲ 'TV 부처'
▲ '닉슨'
▲ 'TV첼로'
▲ '칭기즈 칸의 복권'

용인 백남준아트센터는 9월18일까지 제1전시실에서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Archaeology of Avantgarde)'를 연다.

올해 첫 번째 전시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는 백남준 생애와 작품의 중요한 순간을 돌아보는 10개 장면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다.

전시는 영화의 플래시백 기법(장면의 순간적인 변화를 연속으로 보여 주는 기법으로 긴장의 고조, 감정의 격렬함을 나타내는 데 효과적)처럼 백남준의 예술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10가지 순간을 되짚어가며, 백남준이 항상 새로운 매체와 예술에 도전하는 삶을 살았던 근원적 이유가 바로 아방가르드 정신에 있었음을 제시한다.

전시에서는 백남준의 1960년대 작업부터 레이저까지 백남준이 다루었던 매체들을 총망라해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전시, '백남준의 세계'를 비롯해 ▲칭기즈 칸의 복권 ▲굿모닝미스터오웰 ▲MS-플럭서수스(교향곡 7번)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 ▲TV 부처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 ▲오페라 섹스트로니크 ▲TV 왕관(비디오의 고고학) ▲로봇 오페라 등 백남준 생애 중요 순간들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많이 선보이지 않았던 작품들 중 1977년 백남준이 발표한 음반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와 '자화상'(1998·서울시립미술관 소장), 대규모 미국 순회전 '전자 초고속도로(1994-1997)'의 출품작 '사이버포럼'(1994·한국민속촌 소장) 등도 볼 수 있다.

백남준은 자신의 예술적 성향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돌아보며 그 근본을 깊이 탐구하는 과정을 '아방가르드의 고고학'이라고 불렀다. 그는 아방가르드에 관심을 보이게 된 것이 자신의 유전자로부터 유래한 것이며 자신 본래의 성격에 새겨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남준은 우랄 알타이 사냥꾼들이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언제나 멀리 떠나 새로운 지평선을 바라보았듯이, 아방가르디즘이 자신의 삶을 항상 새로운 예술로 잡아끄는 근원이었음을 고백했다. 우리는 왜 백남준이 그토록 멀리 보는 기계, '텔레비전'에 끌렸었는지, 그리고 왜 항상 새로운 매체를 찾아 작업했었는지를 이번 전시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아흔 살의 그가 어떤 생각을 할 지 알 수는 없지만 마흔다섯 살 생일을 앞두었던 백남준의 생생한 고민을 돌이켜 보는 취지를 담아 이번 전시를 마련하고 있다.

작가는 예술과 삶을 통합하며 새로움을 추구했던 '아방가르드'를 현대 예술의 청년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센터는 백남준이 없는 아흔 번째 생일잔치를 준비하며 '아방가르드'로 되돌아가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아방가르드를 그저 지나간 미술사의 한 페이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 예술을 지탱하고 숨 쉬게 하며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근원적인 힘으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