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제공

러시아가 2주째 우크라이나에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사이버 공간에서는 외국 해커들까지 가세한 사이버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현지시각으로 4일 전 세계에서 해커가 몰려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웹사이트를 공격해 다운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들은 러시아 언론사 홈페이지에 반전 메시지를 남기고 있으며 이런 공격은 정부 연계 조직과 민간·아마추어 해커의 구분이 없이 진행되고 있다.

사이버 전문가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으로 광범위한 인터넷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정부 소속 해커의 보복 공격을 촉발하는 동시에 전선에서도 충돌수위를 높여 민간인 피해 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등에서의 과거 분쟁 사례에서도 민간 해커들이 관여한 적이 있지만, 이번과 같은 대규모 개입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커와 아마추어 해커들은 물론, 외국인 해커들도 자발적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국가 편에 가담하면서 사이버전쟁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국 정부도 텔레그램에 관련 채널을 개설해 해커들에게 구체적인 공격 목표를 설정해주는 등 해커들을 사이버전쟁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이 개시되기 전에는 러시아측 해커들이 우크라이나 정부기관 사이트를 해킹하는 등 공세를 취했으나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측 해커들이 러시아 기관과 기업, 언론사 등을 활발히 공격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이버전쟁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정보통신부 장관은 트위터에서 "IT 군대를 창설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임무가 있다"면서 러시아 웹사이트를 다운시키는 방법 등을 안내하는 텔레그램 채널을 알렸다.

한편 스위스 제네바 소재 사이버피스 연구소의 클라라 조던 공공정책 책임자는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는 가운데 해커들이 민간인에게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정부를 대신해 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서희 기자 joy@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