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도권 거점 마리나항만으로 도약을



경제발전·여가시간 증가로 레저인구 급증
소득따라 등산 → 골프→ 요트 고도화되기도

인천, 지정 항만 6곳 특성 살린 개발과 함께
市 전담부서 설치 등 제도 뒷받침 노력 필요
▲ 송도국제도시 10공구 마리나단지 조감도.

국내 레저활동 인구는 경제발전과 여가시간 증가로 급속히 성장했다. 레저활동의 유형도 소득수준에 따라 고도화되고 있는 특성을 보여준다. 선진국의 경우, 국민 1인당 연소득이 1만 달러 수준에서는 등산을, 2만 달러에서는 골프를 즐겼으며, 3만 달러 시대에서는 요트를 즐긴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인당 연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했다. 코로나 펜데믹 시기에 해양레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합한 여가활동이라는 장점이 부각되어 요트와 보트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해양레저인구의 지속적인 증가

해양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요트와 보트 등 국내 레저선박 등록 척수는 연평균 약 25%씩 성장하여 2020년 기준, 총 2만1900척(모터보트 : 2만1046대, 요트 : 854대)이다. 레저선박 조종면허 취득자 수는 연평균 10.7% 성장하여 2020년 기준, 26만6194명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제1차 마리나 항만 기본계획에 따라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마리나항만 조성에 나섰으며 2020년 5월, 2차(2020~2029) 마리나 항만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민이 즐겨 찾는 마리나', '지역과 함께하는 마리나', '산업이 성장하는 마리나'의 3대 추진전략과 10개의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영종 등 신규 6개소 마리나항만 지정

인천시는 수도권 마리나 거점도시로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2차 마리나 항만 기본계획에 포함할 6개의 신규 마리나 항만을 해양수산부에 요청했다. 그 결과, 현재의 왕산마리나와 신규 마리나 항만 예정구역 5개소(영종, 인천, 송도동, 덕적도, 인천터미널) 등 총 6개소가 지정됐다.

바다와 섬의 해양도시이며 수도권 시장을 갖고 있는 인천은 아쉽게도 부산과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리나를 중심으로 한 해양레저산업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인천시가 6개의 마리나 항만을 각각의 특성을 살려 차별성 있는 전략으로 집중 육성시킨다면 향후 수도권 거점 마리나 항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행정지원과 해양레저문화 확산 필요

인천이 새로운 수도권 마리나 항만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해양레저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발전을 위한 제도적, 행정적 뒷받침이 우선돼야 한다. 인천시에 해양레저산업을 전담할 부서가 설치되고, '인천시 해양레저산업 육성 조례'가 제정되어 체계적인 지원과 육성을 위한 법률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 민·관·학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해양레저산업자문위원회'가 상시 운영되고, 관련 세미나와 포럼이 상시 개최되어 발전적 제언들이 정책에 반영돼야 할 것이다.

또한 시민들의 마리나와 해양레저산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시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송도, 청라, 영종지역의 수상공원과 담수면을 활용하여 카누, 카약, 딩기요트 등을 체험하는 수상레저 교육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해야 한다. 왕산마리나에 마리나 견학과 요트, 보트 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여 해양레저에 대한 친근함을 높이고, 요트와 보트 조종면허시험장도 유치해 전문 인력 양성과 저변 확대에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천만의 차별성 있는 마리나 항만 개발

인천에서 가까운 중국 칭다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 브랜드뿐만이 아닌 아름다운 바다를 지닌 대표적인 해양도시이다. 칭다오는 해안지역 경제특구 지정을 통해 민간기업과 협력하여 마리나 항만 개발을 추진했다. 1400척 규모의 계류장, 요트클럽하우스, 박람회장, 박물관, 세일링 트레이닝센터, 호텔, 아파트, 레스토랑, 쇼핑센터 등의 마리나 단지를 건설했다.

단지 인프라를 활용해 해양박람회, 전시회, 컨퍼런스, 요트 및 보트 렌탈, 요트스쿨 조종교육, 석양의 요트에서의 웨딩 등 다양한 해양레저 콘텐츠가 제공됐다. 또한 선박박물관은 칭다오를 방문하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인천의 자매도시인 스페인 말라가는 대대적인 내항개발을 통해 수상계류시설을 갖춘 마리나를 건설했다. 친수공간을 따라 펼쳐진 레스토랑, 호텔, 쇼핑센터 등의 상업시설은 시민과 관광객의 접근성을 극대화시켰다.

미래의 해양레저산업은 해양 환경보호, 자율주행 및 ICT와의 융복합, 저탄소 재생에너지, 공유경제, 친환경 친수문화와 같은 키워드로 성장이 예상되어 인천이 추구하는 중점 육성 산업과의 시너지도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는 마리나항만 개발예산은 국비, 시비, 그리고 민자 유치의 효과적인 포트폴리오 구성, 공공성과 수익성이 조화된 민관 합작모델도 검토돼야 한다.

인천의 마리나항만은 각각의 특성에 맞게 개발돼야 한다. 왕산마리나는 레저 선박 제조, 정비, 부품, 미래형 연구개발, 그리고 관련 스타트업 기업이 함께하는 마리나산업단지로 개발될 수 있다. 왕산마리나는 현재 수도권 최대의 요트, 보트 계류장으로 민간기업 중심의 복합 마리나 단지 개발이 계획되고 있다. 영종 복합리조트, 해수욕장과 인근 섬들과의 관광제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확대도 기대된다.

영종과 송도 마리나는 인근 지역의 관광과 쇼핑, 친수 문화시설들과 접근성이 용이하다. 도심형 마리나로서 특색 있는 투자수익도 가능해 민간자본의 유치도 가능할 수 있다. 특히, 송도마리나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워터프런트 사업의 한 축으로 추진되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친수문화와 관광 콘텐츠가 풍부하게 생성되는 도시 랜드마크로의 발전도 기대된다. 덕적마리나는 옹진군의 아름다운 섬들과 함께 하는 낚시와 해상관광, 치유형 힐링 캠프 등 자연과 환경의 키워드로 도서 재생사업과 어촌 활성화의 앵커 기능을 할 수 있는 공공 마리나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해양레저는 인천의 미래 신성장산업

인천시의 관광과 마이스산업 육성 정책에 부응하여 해양레저산업 관련 컨퍼런스와 전시회, 요트 및 보트 산업 박람회 등이 적극 개최되고, 다양한 해양레저 이벤트가 전개된다면 자연스럽게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유치되어 지역 홍보와 경제 발전에도 기여 할 수 있다. 송도 마이스 특구 내에서 해양도시 인천만이 가진 특성 있는 해양레저산업 포럼, 전시회, 체험행사 등이 정례화 된다면 관광 마이스 산업과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인근 지자체와의 해양레저산업 협력은 수도권 해양레저산업의 수요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경기도 화성 전곡항과 안산 마리나항만과 협력하여 해상운항로를 개설하고 교류한다면, 수도권 레저 인구와 중국 등 해외 해양레저인구들이 새로운 바닷길을 통해 인천으로 들어올 수 있다. 하늘과 바다를 통해 더 많은 국내외 여행객들이 인천을 방문하는 우리나라 관문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천의 해양레저산업은 이제 시작이다. 바다와 천혜의 섬을 지닌 수도권 최대 항구도시 인천은 해운 물류 중심의 발전과 함께 마리나항만을 중심으로 해양레저산업의 중심지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해양레저산업은 단순히 요트와 보트를 타고 즐기는 일부 소비 계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관광, 마이스, 제조업, ICT 융복합, 친환경 친수 공간, 문화, 예술 등이 함께하는 인천의 미래를 밝혀줄 신성장 산업이다. 지금부터라도 산·학·관이 하나가 되어 인천의 해양레저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지역에 특화된 핵심 과제들을 발굴하고 차근히 실천해 나가야 한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그리고 항구와 섬들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해양도시 인천은 해양자원을 보호·활용하고 이를 산업적 가치로 높여야 할 책임이 있다. 이제 해양은 관광과 레저생활의 친근한 콘텐츠로서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 발전의 기회로 인식돼야 한다. 해양레저산업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마리나 항만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개발을 기대한다.

 

/홍진배 인천대 체육학부 교수·스포츠산업창업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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