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헤로니모' 뒷이야기도
30대 청년, 변호사, 영화감독, 재미 한인, 디아스포라…
여러 개의 수식어로 살아가는 저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책 한권에 담았다.
저자 전후석은 미국에서 태어나 3살 때 한국으로 와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다시 미국으로 가 영화와 법을 공부한 재미 한인이다. 미국 코트라(KOTRA)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그는 휴가차 떠난 쿠바에서 우연히 '헤로니모'라는 인물을 알게 되고 그 길로 영화의 세계로 뛰어든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왜 헤로니모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많은 이들의 따뜻한 지지로 탄생시킨 영화 '헤로니모' 제작 전후의 과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또 세계 곳곳의 한인 디아스포라와의 만남을 통해 그의 세계가 어떻게 확장되었는지 이야기하고 그 과정에서 찾은 다양성과 정체성에 관한 가치를 힘 있는 목소리로 전한다.
저자는 우리가 민족·인종·언어·지리적 경계 등을 초월해 다양성과 혼합성을 받아들일 때 확장된 자아를 가질 수 있으며 그것이 바로 디아스포라 정신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을 알아 가고 자기 삶의 비밀을 제 나름대로 풀어 가려는 이들은 모두 디아스포라라고 말한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 '어떤 모습이 가장 참된 나인가'를 물으며 살아간다. 그래서 책 속의 디아스포라는 우리가 이방인이라 치부했던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주의 영원함 속에 찰나같이 스쳐 지나가는 삶에서 어쩌면 우리는 모두 디아스포라일 것이다. 내 것이라 주장할, 영원한 나만의 수식어는 없을지도 모른다.
(236쪽)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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