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된 고위공직 포기 후 출마
후보활동 두 달 만에 돌연 사퇴
직접 목격한 선거의 폐단 기록
쇄신 방법에 대한 뼈아픈 충고
▲ 교육감 선거, 박융수 지음, 선, 292쪽, 2만원
▲ 교육감 선거, 박융수 지음, 선, 292쪽, 2만원

2018년 인천시교육청 교육감 대행을 맡아 하던 박융수 당시 부교육감이 돌연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교육부를 비롯해 교육청, 대학, 청와대 등에서 소위 엘리트 교육 공무원 단계를 밟은 그가 정년을 8년이나 남긴 시점에서 스스로 공직 생활을 끝낸 것이다.

그렇게 인천시 교육감 예비후보가 된 그는 선거를 완주하지 못하고 출마 60여 일 만에 중도 사퇴를 결정했다.

책 <교육감 선거>는 이 기간 박융수 저자가 경험하고 느낀, 그리고 앞으로 교육감 선거 제도가 어떻게 쇄신돼야 하는지에 대한 뼈아픈 충고다. 그는 왜 보장된 고위 공직을 그만두고 인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으며 왜 또 중도에 사퇴했는지를 책에서 설명했다.

이를 통해 결국은 저자가 교육감 선거와 최종 당선을 통해서 이루고자 했던 교육 혁신을 이 책을 통해서 밝힌다. 또 잘못된 선거 제도가 널리 알려져 선거로 교육이 왜곡되고 무시되는 상황이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함께 만들겠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그리고 그렇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었으나 정작 그곳은 좋은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이 아니었다. 인간의 향기가 없었고 교육의 마음이 없었다. 오직 교육감 자리라는 욕망과 그를 위한 편 가르기와 추악한 욕망, 그리고 아귀다툼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이들을 위하는 사람도,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도 없었다. 게다가 유권자들의 철저한 무관심이라는 암흑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책 '교육감 선거' 192쪽 일부 발췌
▲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함께 만들겠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그리고 그렇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었으나 정작 그곳은 좋은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이 아니었다. 인간의 향기가 없었고 교육의 마음이 없었다. 오직 교육감 자리라는 욕망과 그를 위한 편 가르기와 추악한 욕망, 그리고 아귀다툼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이들을 위하는 사람도,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도 없었다. 게다가 유권자들의 철저한 무관심이라는 암흑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책 '교육감 선거' 192쪽 일부 발췌

특히 그가 실시했던 박융수 표 '3무(無) 선거'가 자세히 설명돼 있다. 교육감 선거의 새로운 기준과 대안을 제시하고 직접 실천했지만 처절하리만큼 무관심한 교육감 선거에 좌절했던 경험도 나온다. 별생각 없이 지나온 선거 관행이 법령과 선거관리위원회 행정을 장난치듯 유희하고 참여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선거가 전혀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들을 여러 가지 사례를 제시하며 고발하고 있다.

박융수 저자는 “지연과 학연에 근거한 대한민국 사회의 연고주의가 스스로 세계 도시라 자랑하는 인천에서도 예외가 아님을 확인하고 인정해야만 했다”며 “교육감 선거에서 완주하지 못했지만 이제 선거 과정의 기록과 선거제도에 관한 생각의 정리로 저자가 목표했던 교육감 선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공성 확보, 그리고 진정 교육에 도움이 되는 교육감 선거를 만드는 데 마지막 일조를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1988년 공직에 입문한 그는 교육부, 교육청, 대학, 청와대, 미국 지역학교구 등 십여 개 이상의 기관에서 공직 수행과 교육·연구 활동을 했다. 현재는 서울대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