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미얀마 문학 최고의 작가 띳싸니의 현대 단편소설집 <나비>가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된다.

1988년 양곤 민주화 대 투쟁 당시 희생된 7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쓴 띳싸니의 대표작 중 하나다. <나비>에서 띳싸니의 죽어가는 검은 나비들에 대한 묘사 나열은 1987년 6월의 민주항쟁 이후 세상을 떠난 이한열의 추도식에서 문익환 목사가 열사들의 이름을 통곡으로 한 호명의 현장과 닮아있다.

이 책에는 깊고 다양한 미얀마 문학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작가 띳싸니는 시와 단편, 문학평론, 정치평론, 공상과학소설에서 종교적이거나 철학적인 문장과 세계정치에 이르기까지 그 폭이 매우 넓다. 그래서 보통 그를 소개할 때 '집도 없고 계좌도 없고 선생도 없다'고 비유한다.

“목적이 뚜렷한 삶을 살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나는 언제나 시(문학)를 선택했다”는 띳싸니의 초월적 시선이 깊게 녹아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나비>를 통해 미얀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그려볼 수도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