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국내 섬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제법 많다. 섬이 지닌 고유의 자연과 문화 가치를 알고 즐기려는 목적에서다. 여기엔 오래 전부터 뭍과 떨어져 있다 보니, 섬만이 가질 수밖에 없는 생태계를 탐험하는 일도 한몫을 한다. 이 같은 매력은 차치하더라도, 섬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수두룩하다. 어업·수산물 전진기지를 비롯해 관광자원과 문화 원형 등을 간직하고 있는 '보물'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엔 3350여개의 섬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중 사람이 사는 도서는 446개에 이른다. 정부는 섬의 지정학적·전략적·경제적 가치를 알고 2019년 8월8일을 '섬의 날'로 제정하고 매년 기린다. 올해 8월엔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섬진흥원을 설립해 섬 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도록 했다. 이렇게 섬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는 모양새를 갖춘다.

인천도 유·무인도 169개를 보유한 해양도시다. 전국 광역시 중 제일 큰 바다면적을 자랑한다. 강화군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섬은 옹진군 소속이다. 대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섬을 왕래하지만, 영흥도와 선재도는 다리로 연결돼 차로 이동 가능하다. 수도권에서 쉽게 오갈 수 있어 주말이나 행락철엔 인파로 넘쳐나기도 한다.

선재도는 대부도와 영흥도를 잇는 '징검다리 섬'으로 불린다. 동쪽 대부도와는 500m 거리로 2000년 11월 개통된 선재대교를 통해 연결됐고, 서쪽 영흥도와는 1.8km 거리로 2001년 11월 개통된 영흥대교를 통해 이어졌다. 다리로 인해 섬의 위상도 높아졌는데, 그중 선재도에 딸린 목섬이 유명하다.

목섬은 조그마한 무인도다. 2012년 미국 CNN에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1위를 차지하면서 그 이름을 떨쳤다. 당시 CNN 보도 내용을 보자. “한국에 섬이 3358개 있는데, 그중 으뜸은 목섬이다. 썰물 때면 어미 섬에서 목섬까지 바다가 갈라진다. 국제공항이 자리한 인천에 이런 비경이 있으리라고 그 누가 상상했으랴.” 목섬이 오묘한 매력을 발산한다고 설명한 말이다. 물이 빠지면 섬까지 길이 생겨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데, 저녁 무렵 섬에서 보는 노을은 정말 장관이란 평이다.

옹진군이 이런 목섬을 관광 명소화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군은 관광객들이 목섬을 편하게 즐기고 감상할 수 있도록 섬 산책로를 정비하고 전망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선재도∼목섬 진입로가 낡아 위험하고, 주차장이 미흡해 교통체증을 일으키는 문제를 보완하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한 자연환경과 해양생물 등이 어우러진 섬을 지키는 일은 비단 주민들과 당국의 노력만으론 어렵다. 섬을 보호하기 위해선 관광객들의 배려가 우선이란 생각이다. 실례로 갖가지 쓰레기를 버려 해양오염을 부르는 일은 삼가야 한다. 신비한 멋을 지닌 섬을 찾아 더불어 즐기길 바란다.

 

/이문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