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이 ‘‘심리학으로 살펴본 남과 북’’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노동희망발전소(이사장·이성재)는 지난 15일 오후 부평구 청천동 노동희망발전소 회의실에서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을 초청, ‘심리학으로 살펴보는 한국사회’ 연속 강좌의 세 번째 순서인 ‘심리학으로 살펴본 남과 북’을 강연했다.

이날 강연회는 ‘인천시 평화통일활동가 양성’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인천시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인천시가 주최하고 ㈜현대아산이 주관했다.

김 소장은 먼저 한국 사회에서 ‘있는 그대로의 북을 보지 않고, 북한을 무조건 욕하는데 동조하는 한국 사회의 풍토’와 북한에 대한 정보를 왜곡하거나 날조해서 보도하더라도 비판받지 않는 ‘언론 환경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이 서슬 퍼렇게 살아 있는 상황에서 북에 대한 비정상적인 증오와 혐오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며 “그 배경에는 자칫 북한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비판하고 바로 잡으려 하면 빨갱이, 친북으로 몰릴지도 모른다는 ‘공포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과 북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 중 하나로 ‘남북의 서로 다른 사회체제’를 꼽았다. 남한은 자본주의 사회인 반면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 북한의 사회주의를 이해하고 알 수 있는 ‘시간이나 장’이 없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사회주의의 가장 큰 특징으로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 소유 금지 △개인의 생존을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 등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사회주의 정책을 상당 부분 도입하고 있는 북유럽 사민주의 국가들도 개인의 생존을 국가나 공동체가 책임지기 때문에, 돈에 대한 열망이 영미식 자본주의 국가들처럼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이 주민들의 의식주를 책임지는 배급제에 기초해 사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지난 95년 ‘고난의 행군’ 시절 때와 같이 외부의 충격으로 인해 배급체제가 무너지고 아사자가 발생하는 비극이 초래되기도 한다.

북한 주민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장마당 등에서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한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자본주의로 전환하지 않고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김 소장은 “북한 정권이 김부자의 3대 세습과 폭압으로 망할 것이라는 예상을 지난 70여 년 동안 계속했지만, 여전히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를 단순히 3대 세습을 용인하는 ‘세뇌된 머저리’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만큼 ‘너희는 다 틀렸고, 나만 옳아’라는 식의 대립적 자세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보고 그들의 입장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은 김 소장이 ‘심리학으로 살펴보는 한국 사회’를 주제로 지난 12월 1일부터 세 차례에 연속 진행한 강좌 중 마지막 순서였다. 첫 번째 순서인 12월 1일에는 ‘불안에 점령당한 한국 사회’에 이어 12월 8일에는 ‘풍요 불화사회에서 풍요 화목사회로’를 각각 강연했다.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김 소장은 현재 심리연구소 ‘함께’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 세상(2017년)’, ‘자살 공화국(2017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 도서)’, ‘실컷 논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2016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 도서)’, ‘불안 증폭 사회(2011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 도서) 등 다수가 있다.

/글·사진=정찬흥 기자 report6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