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운 연안·항운아파트 조합장]

악취 등 피해 2006년 이주 추진 결정
사업 장기표류…공부 매진 해결 주도
“앞으로 남은 절차 원활히 진행되길”

“연안·항운아파트 이주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끝까지 믿고 따라와 준 주민들 덕분입니다.”

인천 중구 남항 인근 연안·항운아파트 이주 사업이 16년째 표류하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해결 기미가 보인다. 엉킨 실타래와 같은 이 상황을 수년 동안 풀어나간 이는 이성운(58·사진)씨와 주민들이다.

그는 지난 2008년 연안·항운아파트 조합 결성 당시 추대 형식으로 조합장에 선임됐다.

조합장이 되기 이전에 그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직장생활을 하며 살아왔다.

평범했던 그는 조합장이 되면서 엄청난 공부를 했다고 한다. 믿고 따라와 주는 주민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집단이주와 관련된 법이 없었기 때문에 너무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처음부터 하나, 하나 배워서 여기까지 왔어요. 저를 믿고 있는 주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는 40대를 이주사업 해결을 위해 보냈다. 16년 동안 쭉 든든한 버팀목처럼 그 자리를 지켰다. 사심 없이 정직하게 주민을 대표했기에 수년 동안 조합장을 해낼 수 있었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는데 벌써 16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네요. 주민들을 보면서 꼭 이주를 시켜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긴 세월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이 그저 앞으로 남은 삶을 더 좋은 환경에서 지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금까지 왔어요.”

이 조합장은 실질적인 이주가 진행될 때까지 보람을 느끼기는 어렵다고 한다. 앞으로 남은 행정절차들이 조속히 진행돼 이주가 성사되기를 바랄 뿐이다.

“아직 보람차다고 말하기엔 이른 것 같습니다. 이주 부지에 집이 지어지고 들어서야 보람을 이야길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래 믿고 기다려준 주민들에게 감사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준 국민권익위원회, 인천시, 해수부에도 감사하고 싶네요. 앞으로 남은 절차가 원활히 진행됐으면 합니다.”

한편, 연안·항운아파트는 인천항 4부두 인근에 위치해 주민들이 수십 년간 먼지·소음·악취 피해를 겪고 있다. 주민들은 2001년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피해 배상을 신청했다. 조정위는 인천시 등에 주민들의 피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시는 2006년 주민들을 송도 9공구 토지(연수구 송도동 299-1~6)에 이주시키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십여 년째 제자리였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