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화성 용주사서 영결식·다비식
/사진제공=연합뉴스

원경스님(사진)이 6일 입적했다. 세수 81세, 법랍 62년. 원경스님의 부친은 공산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 박헌영(1900∼1956)이다.

원경스님은 이날 오전 10시쯤 주지로 있는 평택시 만기사에서 열반에 들었다.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이었던 스님은 박헌영의 아들로 잘 알려져 있다.

스님은 1963년 동산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1960년 용화선원에서 첫 안거(安居)에 든 이래 26안거를 완수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흥왕사·청룡사·신륵사 주지를 지냈다. 경기도 지방경찰청 경승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2014년 원로의원에 당선됐고, 이듬해 조계종 최고 법계인 대종사 법계(法階)를 받았다. 2017년 원로회의 부의장에 선출됐다.

한편 부친 박헌영은 일제 치하에서 공산주의 운동에 뛰어들었다. 해방 후인 1946년 남조선노동당(남로당)을 창당했으나 미군정의 수배를 받고서 월북했다.

그는 북한에서 내각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지냈다. 1950년 북한노동당 부위원장이 됐지만, 한국전쟁 후 반당 종파분자 등으로 몰리며 1956년 처형됐다.

스님은 박헌영과 그의 둘째 부인 정순년 사이에서 났다. 그는 박헌영의 여러 자녀 중 남쪽에 살았던 유일한 혈육이다.

고인은 부친의 잠적 등으로 사실상 고아 생활을 했고, 열 살 때 한산스님을 만나 출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4년 원경스님은 11년을 준비한 '박헌영 전집'(전 9권)을 출간한 바 있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10일 오전 10시 화성시 용주사에서 원로회의장으로 진행된다.

/평택=오원석 기자 wonsheok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