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e음 10%+자체 '가격 경쟁력'
지역화폐 정착·온라인 마켓 진출

200년 역사 인천 최초 전통시장
점포 215개 단일시장 최대 규모

청년창업 확대·상권 활성화 도모
대형마트와 상생 비즈니스 구축

'8대 먹거리 천왕' 수제맥주 명소
장보며 체험, 문화관광형 새 준비

석바위시장은 단일시장으로는 인천 내 최대규모인 215개 점포로 이뤄져 있다.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석바위시장은 인천 최초의 전통시장이라 할 정도로 200년 역사를 자랑한다. 석바위시장은 인천부지도(1872), 화도진도(1879) 등 오랫동안 상거래가 이뤄진 지역이며, 현대적 개념의 시장은 1975년 문을 열었다. 석바위시장은 수제맥주야시장, 하늘정원을 비롯해 ‘8대 먹거리 천왕’으로 알려진 명소다. 인천석바위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이하 석바위시장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석바위시장 상인들은 똘똘 뭉쳐 전통시장의 위기를 딛고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석바위시장 내부 모습.
▲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석바위시장 내부 모습.

▲인천 최대 규모의 시장…상인들의 피나는 노력

현재 석바위시장은 대형마트와 경쟁에도 밀리지 않는 전통시장만의 문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에는 대형마트의 확산으로 전통시장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인천석바위시장도 마찬가지였다. 2004년 전통시장 인근에 대형마트, 쇼핑센터가 들어서면서, 전통시장에는 고객의 발길이 끊겼다. 인천석바위시장협동조합이 결성된 배경도 어려운 시기일수록 머리를 맞대고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하자는 마음에서였다.

김종철 인천석바위시장협동조합 이사장은 “당시엔 시장 상인들이 정말 마음 고생이 많았다”며 “대형마트 입점을 반대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피켓 시위를 지속적으로 했다. 다행히 국회에서 시장에서 1km 반경 이내에는 대형마트 입점을 못한다는 법령이 나오면서 상인들은 그제서야 한숨 내려놨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경쟁 관계에 있는 백화점·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상생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석바위시장·인천남구청·신세계 인천점 석바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진열기법, 상품 가격 표식 등과 같은 유통과 소매관련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협력을 약속했다. 신세계 인천점은 마케팅 기법을 전통시장에 적합한 형태로 지원하는 것은 물론 지역상품 판로 확대를 위해 인천시 우수식품 중소기업 상품전을 개최해 지역 사회에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당시 인천석바위시장 점포들은 신세계 인천점 지하 식품코너에 시장 먹거리 점포로 입점했다. 이를 계기로 아예 백화점에 입점한 상호도 있다. 인천석바위시장에 본점을 두고 있는 '섹시한 떡볶이'는 신세계 백화점 코너에 입점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현재 전국에 점포를 확대했다.

상인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석바위시장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상품의 질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날씨, 노후화된 시설 등 쇼핑 환경에서는 대형마트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에 인천석바위시장은 가격 경쟁력은 더욱 갖추고, 쇼핑의 편의는 더하는 판매 전략을 세웠다. '인천e음' 전통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통해 화폐 시스템도 정착하고, 온라인으로 판매 활로를 확대했다. '인천e음'을 통해 10% 적립될 뿐만 아니라 시장 내 자체적으로 적립 시스템을 통해 추가 5% 적립돼 고객이 15% 가져가는 시스템이다. 석바위시장은 올해 인천시가 추진하는 온라인 사업에 동참해 인천e몰에 입점할 뿐 아니라 사업단과 함께 구체적인 온라인 사업을 통해 변화하는 고객구매패턴에 대응하고 있다.

▲ 코로나19 전 하늘정원에서 열린 수제맥주 야시장 행사에 많은 고객들이 몰려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다./사진제공=인천석바위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 코로나19 전 하늘정원에서 열린 수제맥주 야시장 행사에 많은 고객들이 몰려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다./사진제공=인천석바위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전통시장만이 할 수 있는 것…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축제 기획

석바위 시장은 생필품 취급시장에서 다양한 문화체험과 즐거운 경험이 있는 시장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중소벤처기업부의 특성화시장 육성 사업에 선정돼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인천석바위시장은 2017년 문화관광 특성화 시장(3개년) 선정에 이어 두번째다.

이에 인천석바위시장은 석바위 미추홀 양조장 브랜드를 확립하고 양조생산 체계를 확립했다. 인천 브루어리 회사에서 조합원들이 직접 맥주 제조 교육도 받았다. 시장 고유 먹거리를 이용한 안주 등 패키지 상품 개발 및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활로를 개척했다.

2019년에는 하늘정원을 활용해 'Nice 미추!! 홀(릭) 수제맥주 야시장' 페스티벌을 기획해 성황리에 개최했다. 유휴공간을 활용한 먹거리 부스를 조성하고, 맥주체험 공방 및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종철 석바위시장협동조합 이사장은 “토스트, 호떡, 떡볶이, 칼국수, 순대, 선식, 김, 견과류 등 우리 시장에는 8대 먹거리가 있다”라며 “맥주 안주로 시장의 대표 먹거리와 연계하기 좋아 패키지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석바위시장은 시장의 중심부인 사거리에 상징물과 조명을 활용한 랜드마크 공간을 조성해 문화예술공연, 중요 행사 이벤트 등으로 채웠다. 지역 문화예술의 허브 공간인 '하늘정원'도 마련됐다. 석바위시장은 지역문화, 예술단체 제휴를 통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등으로 고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석바위시장은 하늘공원에서 수제맥주 야시장, 상상유니브 락페스티벌 등을 개최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축제는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위드코로나 전환 이후 문화관광형사업을 통해 문화예술공연, 수제맥주 견학 및 체험, 수제맥주 야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천 수제맥주 랜드마크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고객유입을 도모하고 시장활성화를 이룰 계획이다.

김종철 석바위시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시장이 단순히 장을 보러 오는 곳이 아닌 공연도 즐기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고자 준비했다”라며 “전통시장의 매력은 경품행사, 야시장처럼 주민들과 어울리는 마당을 기획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석바위시장은 상인들과 지역 주민들의 문화 생활 지원을 위해서도 늘픔문화센터에서 다양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늘픔'이라는 단어는 '앞으로 좋게 발전할 가능성'이라는 의미를 가진 순우리말이다. 2017년 문화관광형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한 늘픔문화센터는 석바위시장 고객센터 내에 마련돼 있으며 풍물동아리, 캘리그라피, 필라테스 요가, 줌바댄스, 노래교실 등 문화예술강좌를 진행한다. 2018년 석바위야시장 축제에서는 강사와 수강생이 함께 작품 발표회를 가지기도 했다.

▲석바위시장이 풀어야할 숙제…'코로나19'와 '재개발'

코로나19로 석바위시장은 또 한 차례 위기를 겪었다. 방역당국의 코로나 예방수칙 준수는 물론 시장 곳곳에 손소독제를 비치해 안전한 장보기 문화를 구축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는 상황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석바위시장은 올해 시장배송센터와 연계한 온라인마켓에 진출했다. 인천 시장 중에는 최초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9월 18일에 사이트를 오픈했다. 개인 온라인 배송을 하나의 시장 단위로 묶어서 인천시, 미추홀구와 협업해 '인천e음' 배송을 실시했다.

특히, 고객과 함께하는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온라인통합 멀티홍보채널'을 구축해 고객 유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보확산 파급력이 있는 온라인매체로 홍보 채널을 확대해 시장을 홍보하는 한편, 젊은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홍보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모색을 하고 있다. 시장소개, 행사이벤트, 멤버십 서비스, 배송서비스 등 시장홍보를 위한 랜딩홈페이지와 멤버십관리시스템과 연동된 시장 앱(APP)을 개발하고, SNS 개설 및 SNS홍보단 운영 등에 나서고 있다.

또, 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을 온라인 판매화하고 있다. 반찬, 야채, 수산물 등 43군데 점포 선정해 온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툴에 능숙한 청년 창업가들을 중심으로 석바위시장협동조합원들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주문 및 배송 방법에 관한 교육을 실시했다.

인천석바위시장은 청년창업가 비중이 높은 편이다. 석바위시장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연세 있는 상인들이 많았다. 특성화 사업을 하다보니, 자녀가 부모의 가업을 이어가기도 하고, 청년 창업가들이 시장에 들어오며 시장에 다시 활기가 생겼다. 이에 석바위시장협동조합은 내년까지 10억원을 투자해 수제맥주 공장을 건립하고, 청년 창업을 위한 '공동주방' 설치 및 청년 상인을 채용해 고객 유인 및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 현재 석바위시장은 인근 지역이 재개발되며, 1만여 세대 이상이 이주한 상태다. 김종철 석바위시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앞으로 2024년 전까지는 힘든 상황이겠지만, 재개발이 되고 나서는 우리 시장에겐 또 다른 기회일 것이라 생각한다”며 “새로 입주하게 될 고객들을 위해 하늘정원 및 수제맥주양조장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상품만 파는 시장이 아닌 문화와 체험 그리고 즐길거리가 있는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11월에는 고객만족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6회 전통시장 가는 날'이라는 대규모 인천 시장 행사가 있다”라며 “전통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이번 행사가 큰 의미가 있는 만큼 앞으로 인천 내 시장 간 협업을 통해서도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민 기자 palette@incheonibo.com

/공동기획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