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혁신 논설위원.
조혁신 논설위원.

풍력발전은 바람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날개를 돌리고 그 날개의 힘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든다. 풍력발전은 석탄이나 석유와 달리 탄소배출도 없고 에너지원인 바람을 공짜로 무궁무진하게 얻을 수 있어 친환경 발전으로 여겨진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2027년까지 인천 해상에 총 3700㎿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인천 덕적도에서 서쪽으로 약 20㎞ 떨어진 바다 위에 1600㎿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지난 9월 해상풍력 업체인 덴마크 기업 오스테드와 함께 덕적도, 소야도, 지도, 율도, 문갑도 등에서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이어 오스테드는 지난 2일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탄소중립화를 추진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인천이 친환경 발전인 해상풍력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바람개비 모양으로 생긴 8㎿급 해상풍력 발전기는 해수면 위에서 높이가 230m로 송도 퍼스트월드 아파트(234m)와 비슷하다. 블레이드라 불리는 날개 하나의 길이만도 103m다. 발전기 날개가 돌아갈 때 회전 직경이 200m이다. 덕적도 해상에 1600㎿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려면 8㎿급 해상풍력 발전기 200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발전기가 서로 떨어져 있는 이격거리(1기당 500m)까지 고려하면 어림잡아 70∼100㎢의 해수 면적이 해상풍력 발전기로 채워질 것으로 추산된다. 참고로 여의도 면적은 2.9㎢이다. 이렇듯 사업 면적이 크다 보니 해양 생태계 변화로 어민들의 피해와 환경 및 자연경관 훼손이 우려된다. 덕적군도는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인데 주변 해상이 발전기로 채워진다니 걱정이 앞선다.

불교의 우주관을 보면 세계는 수미산을 가운데에 두고 동서남북에 사대주(四大洲)와 수미산 둘레에 아홉개 산과 여덟개 바다인 구산팔해(九山八海)가 있다. 아래에는 금륜(金輪), 수륜(水輪), 풍륜(風輪)이라는 거대한 층이 수미산과 사대주 구산팔해를 층층이 떠받치고 있다. 풍륜은 소용돌이치는 바람으로 맨 아래층에서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덕적도 인근 바다 위에 조성될 풍력발전 단지를 상상하다 보니 문득 풍륜이 세계를 떠받치는 형상이 떠오른다. 불교의 세계관에 억지 해석을 덧붙이자면 석탄·석유·원자력(금륜)의 시대와 수력(수륜)의 시대가 가고 풍력·태양광(풍륜)의 시대가 온 듯싶다. 태양광도 태양풍과 관련이 있으니 풍력이라 할 수 있다. 불교의 세계관에서 풍륜이 세계를 떠받치듯이 풍력·태양광이 기후위기에 처한 지구와 인류를 떠받치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한다.

 

/조혁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