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화가 이재삼 작업실에서 열린 클래식 기타 연주회

▲ 달빛화가로 불리며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이재삼의 작업실에서 열린 ‘하우스 콘서트’에서 클래식 기타리스트 허원경과 임재민이 클래식 기타 명곡들을 연주하고 있다.

지난 4일 양평군 지평면 무왕리에 있는 이재삼 화가의 작업실에서 클래식 기타의 선율이 울려 퍼졌다.

목탄으로 그린 이재삼의 14m 크기의 대작인 동백나무 그림 앞에서 클래식 기타리스트인 허원경∙임재민 수원대 교수는 로드리고의 ‘춤을 위한 기도(invocation of Dane)’ 등 기타 클래식 명곡들을 연주했다.

작업실을 연주회장으로 내어 준 이재삼 작가는 30대 후반부터 목탄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한국 사람이 하는 한국 회화’를 추구하는 작가이자,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로 ‘달빛 화가’라는 별칭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양평문화만들기’ 정혜경 관장이 주관한 이번 작은 음악회 ‘하우스 콘서트’는 양평에 산재한 작은 미술관과 작가의 작업실을 순회하며 열리는 음악회로, 음악회를 통해 양평의 문화적 자산들을 소개하고 알리는 목적으로 기획했다.

이날 음악회에 참석한 20여 명의 관객은 1000호가 넘는 이재삼의 초대형 작품들이 탄생하는 현장에서 작가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고, 클래식 기타의 선율을 즐기는 호사를 누렸다.

▲ 이재삼 화가가 관객들에게 작업과정을 설명하면서 “좋아하는 화가가 있다면 그 사람의 작업실을 방문해보면 작가의 역량을 좀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관객들에게 권고했다.

평소에는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 행사나 외부 사람의 방문조차 꺼리는 이재삼 작가지만, 이날은 작업실과 함께 작업을 위해 주문한 캔버스가 가득한 창고까지 개방하며 작가의 일상을 관객들에게 소상히 설명했다.

이 작가는 평생 쓸 만큼 많은 양의 캔버스들을 보여주며 “김장을 준비하듯 작가는 캔버스를 가득 채워 놓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저걸 다 쓰기 위해 집에서 나와 작업실까지 10여m의 거리지만 출근한다는 기분으로 작업에 임한다”라고 해 관객들의 머리를 끄덕이게 했다.

양평 국제 기타 페스티벌의 초청 연주가로 양평과 인연을 맺은 허원경∙임재민 교수는 예정된 곡들의 연주를 마치고, 관객들의 쏟아지는 박수와 앙코르 요청을 받아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등 익숙한 명곡들을 추가로 연주했다.

/양평=글·사진 장세원 기자 seawon8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