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업 발굴·틈새시장 개척…'렌트카의 변신'

모바일 예약 관리·네트워크 구축
공동구매 협상력 강화·수익 도모
친환경차 주요 이슈…수소차 주목

체험·휴양형 관광 트렌드 발맞춰
섬 방문객 차박·일주 캠핑카 사업
섬 매력 홍보·섬주민과 상생 추구

8개 업체 결성 8개월된 '신생조합'
'플랫폼 노동' 모순 해결 지상과제
교통은 '동행'…조합의 사회적 책무

인천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은 8개의 렌트카 사업체가 올해 3월 의기투합한 신생조합이다. 8개 사업체가 보유한 렌트카는 약 2000대다.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대중교통 공동사업을 목표로 시작된 협동조합은 사업 기획 및 총괄을 추진한다. 참여 업체들은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렌트카 업체들과 경쟁해 생존하려면 신규 사업 모색 등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조합을 결성했다.

현재 렌트카 시장은 롯데와 SK 렌트카 등 대형 업체들이 약 50%를 점유한 상황이다. 또 캐피탈사도 렌트카 사업에 주력하고, 최근 비대면 서비스 형태의 쏘카, 그린카 등 플랫폼 업체의 등장으로 렌더카 중소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인천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은 인천지역 기반의 모바일 예약 관리 시스템 및 네트워크를 선제적으로 구축한 뒤, 전국적으로 시스템을 확장해 지역 간 모빌리티협동조합의 상생을 목표로 한다.

▲ 렌터카를 섬 지역 캠핑카로 활용한 사업.
▲ 렌터카를 섬 지역 캠핑카로 활용한 사업.

▲렌트카 구매, 운영 등 고정 비용 절감 … 차세대 친환경 수소차 활용 전환 꾀해

렌트카는 차량이 노후화되거나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주기적으로 차량을 교체하는 등 차량 구매·매각 등 고정 비용이 크게 든다.

김성규 인천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렌트카 한 대당 평균 수명은 평균 3~5년”이라며 “법적으로 2000cc는 7년, 그 이상은 8년 이상”이라고 말했다.

협동조합을 통하면 매년 약 500대의 렌트용 차량을 공동구매 및 중고차 공동매각을 통해 원가 및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조합원사의 안정적 사업 운영 및 이용료 절감을 통한 조합원사의 수익 개선을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다.

김성규 조합 이사장은 “공동구매 창구를 단일화해 협상력을 강화하고, 판매 이익을 도모하는 등 다른 모빌리티 협동조합의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인천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은 협동조합의 공동사업으로써 공동차고지 확보 및 운영을 목표로 한다.

최근 ESG 경영 트렌드에 따라 모빌리티 산업에서 '친환경 전동차'는 주요 이슈다. 렌트카도 전기차 활용으로 발 빠르게 전환하는 추세다. 이에 인천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은 수소차 활용에 주목했다.

수소충전소는 운영초기 적자발생, 수도권 내 구축 부지확보, 기초지자체의 관련 인허가 획득의 어려움으로 구축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 부지 확보, 인허가 지원, 시설지원 등 기관 간 협업을 통해 인천지역 최초 융·복합 충전소를 구축,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 및 수소충전소 이용자의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지난 5월 발표한 바 있다.

시는 현재 2개소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를 2021년 내 6개소까지 확대하고, 수소차 이용자가 어디에서든 20분 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2025년까지 수소충전소 20개소 구축과 수소연료 전지차 1만대 보급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 이사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수소 에너지 보급은 필수”라며 “인천지역에 수소충전소가 적극적으로 구축돼 차세대 친환경자동차인 수소연료 기반의 렌트카를 적극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진짜 인천의 매력을 연결하는 IN섬 프로젝트.
▲ 진짜 인천의 매력을 연결하는 IN섬 프로젝트.

▲새 사업 모델 발굴 …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인천지역 렌트카 업체들은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생존이 아닌 틈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조합은 올 8월부터 인천 내 섬 방문객들을 위한 캠핑카 사업을 시작했다. 섬 방문객들은 배에서 내려 준비된 캠핑카를 이용해 섬 일주와 차박, 체험 활동 등을 할 수 있다.

섬은 대중교통 시설이 열악하다. 차를 가지고 오는 사람도 거의 없고, 자전거를 타는 관광객이 많은 상황을 파악해 틈새 시장을 공략했다.

최근 관광 트렌드가 체험·휴양형으로 변화하는 등 캠핑카 시장이 커지는 기회를 포착했다. 여기에 인천시가 17개 시도 중 당일여행, 숙박여행 지표에서 하위를 기록했지만, 2014년 기준 인천 도서지역을 방문한 관광객 수가 148만271명으로 집계된 등 지역 현안을 참고했다.

이에 조합은 인천만의 특색인 다양한 섬의 매력을 알리고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관광 프로젝트를 기획해 제안했다. '진짜 인천의 매력을 연결하는 IN섬 관광' 사업은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가 지난 6월 진행한 '인천관광 협업 프로젝트 공모전'에서 전문가 심사를 거쳐 선정된 4개 프로젝트 중 하나로, 인천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의 렌트카 사업 역량을 활용해 인천 섬의 관광 자원을 알리고 섬 주민과의 상생을 위한 사업 모델을 추구한다.

인천에는 169개의 매력을 가진 섬들이 있다. 백령도, 강화도, 무의도, 덕적도 등이다. 섬이라는 자연 자원을 활용해 갯벌, 배, 낚시, 캠핑, 트래킹 코스 등 다양한 관광 자원을 개발할 수 있다. 조합은 마을협회인 농업회관법인 호박회관 주식회사, 퍼시픽 마린, 에이치디자인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 각 섬의 특색을 살린 관광을 추구했다. 대청도의 경우 지두리해수욕장, 옥죽포모래사장, 하늘전망대, 대청도방파제 등 관광 자원을 활용한다. 나아가, 지역 민박집, 지역 식당에서 인천의 특색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는 등 인천 섬만이 가진 자원을 적극 활용한다.

김성규 이사장은 참여 인력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한국 최초 무기항요트세계일주에 참여한 김승진 선장과 마을버스로 세계일주에 참여한 임택 여행작가를 섭외해 'IN섬 프로젝트' 홍보 영상을 직접 기획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섬 주민들과의 소통과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는 “좋은 취지의 사업이라 해도 많은 지역 당사자들의 얽혀있는 이해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며 “덕적도에 펜션, 렌트카 사업을 하는 마을 주민분들이 계셨기에 마을기업, 마을 자치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상생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끈질긴 소통의 과정을 거쳐 최근 인천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은 덕적도 마을기업과 MOU를 체결했다. 'IN섬 관광 프로젝트'는 올 8월 중순 덕적도를 시작으로 백령도 등 다른 섬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19 여파 속 인천 중소 기업의 생존 방안 모색을 넘어 협동조합, 마을기업, 마을 자치회 등 협동사업 활성화로 지역 경제 안정화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인천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 발기인 대회.
▲ 인천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 발기인 대회.

▲조합의 사회적 책임 … 교통 개념 '이동'에서 '동행'으로 전환

“조합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섬 주민들이 육지에 오면 도서 주민 교통 지원 조례에 따라 뱃삯을 지원해주지만, 육지에 도착한 이후에는 지원 체계가 없다. 이러한 섬 주민들의 불편한 이동 상황에 주목해 인천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은 인천시에 조합과 인천시에서 섬 주민들의 렌트비를 일정 부분 지원해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이사장은 “섬 주민들이 육지로 나와 업무를 보기 위해서는 해상 교통뿐만 아니라 내륙 교통수단도 필요하다”며 “배에 자차를 실을 경우 가능한 배편이 하루에 보통 1번밖에 없다. 비용도 덕적도 기준 편도 8만원이다. 이런 섬 주민들의 일상에서 불편한 지점을 파악해 인천시에 렌트비 지원 방안을 제안했는데, 섬 주민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장애인들의 이동에 대한 기본권을 보장하는 조례에 따라, 인천교통공사에서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단체들을 중심으로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는데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교통을 '이동'이 아닌 '동행'의 개념으로 바라봤다.

그는 “운전 면허가 있는 사회복지사가 직접 운전해 목적지까지 이동을 넘어 실질적인 편의를 도모하는 사업 시행을 준비 중”이라며 “사회적 협동조합 방향으로 장애인뿐만 아니라 고령사회에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교통 수단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은 플랫폼 노동 문제의 해결을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로 삼는다.

김 이사장은 “노동 주체와 수익을 얻는 주체가 분리되는 모순을 협동조합이 해결할 수 있다”며 “노동 참여자가 이익을 얻는 게 기본 정신이고, 유럽이 협동조합을 결성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협동조합이 다양한 사업모델을 접목하면, 사회복지사, 장애인복지단체, 섬마을기업 등 지역 구성원들 간 상생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현민 기자 palette@incheonilbo.com

/사진제공=인천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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