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흥도 십리포해변, 2021년 10월

텅 빈 영흥도 십리포 해변의 주말, 파도는 점점 거세지고 어느덧 찬바람에 옷깃을 여밀 정도로 쌀쌀해졌다. 그나마 주말에나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도 뚝 끊겨버린 삭막한 해변을 종횡무진 달리며 한사람이라도 태우려는 깡통기차의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요란하다.

두 해가 지나가도록 꽁꽁 묶여버린 인천의 바다와 해변은 성실하게 삶을 살아가는 바닷가 상인들의 가슴에 시퍼렇게 또 하나의 멍 자국을 남긴 채 겨울이라는 긴 잠을 위한 채비에 들어간다.

이제 인류는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이 아닌 코로나와 공존하는 삶을 선택하는 시점에 서 있다. 영원히 코로나와 함께 동거해야 하는 낯선 삶이 우리를 기다리는 것이다. 마치 독감처럼 매년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거나 주사와 먹는 약으로 코로나를 치료하는 그런 시대가 될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엄격하게 적용했던 방역수칙을 11월 중순부터 대폭 완화할 예정이다. 기업들은 서서히 대면회의와 해외출장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재택근무는 점진적으로 비중을 줄여나가고 여행업계도 여행상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문화행사와 공연, 축제도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예전처럼 가능해진다.

인천은 바다와 섬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간직한 해양도시이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섬과 바다를 테마로 하는 모든 여행과 관광산업을 초토화해 버렸다. 그 어느 곳보다 심각한 타격을 입은 인천의 섬 관광과 여행산업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서둘러 만들고, 지원책을 촘촘하게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비록 '적과 동침'을 선택해야 하는 우리지만 그래도 위드코로나가 기다려지는 건 필자만의 마음만은 아닐 것이다. “여러분들 그동안 참 잘 견뎌내고, 참 잘 이겨 내셨습니다.” 내년에는 십리포 해변이 사람을 꽉 차게 태운 깡통기차의 소리로 시끌벅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