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루(摩天樓), 영어로 'sky-scraper'다. 하늘(天)을 문지르고(摩), 긁어서(scrape) 올린 건물(樓)이다.

높이 200m, 층수 50층 이상의 건물을 일컫는 마천루가 인천에서 이슈(issue)가 되고 있다.

세계에서 200m 이상 초고층건물 128개 중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앞으로 500m 이상 신축 전면 불허, 250m 이상 엄격히 제한하기로 했다. 표면적 이유는 안정성 문제지만, 부동산 규제와 함께 경제성도 문제라는 속내에서다.

국내에서도 높이 낮추기가 한창이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삼성동에 짓기로 했던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를 높이 569m, 105층 1개동을 짓는 것에서 50층짜리 3개동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17년 123층, 높이 555.7m로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초고층건물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건설한 롯데그룹은 2023년 완공하기로 한 부산롯데타워 착공을 늦추고 있다. 부산롯데타워는 당초 높이 510m·107층 호텔·백화점과 주거시설에서 2019년 380m·100층 타워형태로 설계가 변경됐다. 이를 다시 300m 이내 60층 규모로 대폭 낮추기 위한 설계변경에 들어갔다.

중국에서는 규제가, 한국에서는 기업의 속성상 경제성이 중요한 이유다.

마천루는 건물 특성상 안전성 논란이 불가피하다.

롯데월드타워는 공사 전후 연약지반 논란, 싱크홀, 인근 석촌호수의 변화, 지하수 유출 등의 문제가 계속됐다.

50층 이상 초고층건물이 많은 부산에서는 고층 건물 사이를 통과한 바람의 압력과 세기가 급증하는 돌풍현상인 빌딩풍을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례를 전국 시·도 중 처음으로 도입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에서도 지진 발생 횟수 및 지진의 크기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반에 가해지는 하중을 저감하기 위한 유리재질의 마감공사가 필수적인 초고층건물은 필연적으로 빛공해를 동반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는 경관조례 상 일정 높이의 초고층건물에서는 커튼월을 의무화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의 공실을 메우기 위해 그룹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서 가장 높은 포스코타워-송도(305m·68층)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및 포스코 A&C가 입주했다. 결국 대기업(그룹) 차원에서 나서지 않으면, 공실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이후 달라진 건설현장과 초고층건물에 대한 설계, 교통체증 등은 상대적으로 작은 이슈로 취급되고 있다.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대형참사가 예상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소방장비, 소방인력, 그리고 교통체증, 빌딩풍 등의 문제를 대비하기 위한 시스템은 최소 몇십년 간 인천시의 부담이 될 것이다.

초고층건물은 공사과정에서 많은 건축자재 등을 통해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유지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전기 등 에너지는 운송과정과 발전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콘크리트는 생산과정에서 같은 무게에 버금가는 온실가스를 내놓는다. 1t을 생산할 때마다 시멘트는 0.8t, 강철은 1.8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초고층건물의 외벽을 둘러싸고 있는 유리계열 마감재는 빛공해뿐 아니라 열 차단이 안돼 에너지 효율이 낮고 야생조류 충돌 위험도 크다.

인천시가 GCF 콤플렉스를 통해 GCF의 정신에 따라 모범적인 기후변화 대응도시, 친환경도시를 지향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UN 기후변화협약을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위치한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가 반드시 초고층건물일 필요는 없다.

인천경제자유구청이나 6·8공구 도시개발 컨소시엄 누구도 151층을 짓겠다고 약속을 한 적도 없다. 68타워와 대관람차가 그 자리에 있었다. 국제적인 공개모집을 통해 경쟁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만큼 그 범위에서 우선협상을 벌이면 된다. 151층 인천타워의 원저작자는 따로 있다. 이를 짓겠다고 약속하고 아파트 분양으로 실속만 빼먹는 건설사의 자회사 컨소시엄은 따로 있다. 그들에게 약속을 촉구할 일이다.

 

/김칭우 경제부장(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