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간 협업·공동사업 비즈니스 모델 확장

공영주차장 조성 만성 주차난 해법
상가 부설주차장·이면로 활용 제안

공동배송 대행·스마트스토어 기획
온라인시장 확대 조합원 수익 증대

작은 물류기업 브랜드 경쟁력 강화
지자체 조례등 활성화 지원책 필요

배종우 이사장 “조합 변화 가져올때
경제성과 넘어 선한 상승효과 추구”

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은 공장에 들어가는 모든 부속품, 가정 생활용품 등 산업용품을 사업형태로 다루는 조합원들이 모인 협동조합이다. 총 4동으로 구성된 남동산업용품상가에는 입주업체가 600개가 넘으며, 조합원 수는 약 144명이다. 고객 거래처는 조합원마다 다양하며, 품목마다 조합원 간 거래처를 연결해주는 협업 정신을 발휘하기도 하고 구입처가 같은 업체가 있을 경우 선의의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남동산업용품상가 전경. /사진제공=인천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br>
▲남동산업용품상가 전경. /사진제공=인천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

▲ 만성 주차난, 물류비 부담 등 현재 당면한 과제들은

인천 남동산단은 인근 공장과 만성 주차난 문제를 겪고 있다.

남동산단 주차면수는 부설주차장 3만3천897면, 노상주차장 1만397면, 노외주차장 920면 등 총 4만5천214면이다. 하루 평균 불법 주차대 수는 5천669대로 교통 혼잡에 따른 입주기업, 방문자 등의 불편이 늘 있었다.

특히 산업용품상가 주변 이면도로는 남동산단 근로자들이 출근 시 주차를 하고 퇴근 때까지 차를 빼지 않아 고객들과 거래처 차량들이 뒤엉킬 때가 많다. 피해는 고스란히 남동산업용품상가에 돌아갔다.

이에 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은 부설주차장(801면) 일부와 이면도로 앞 공간을 공영주차장으로 만들어 활용할 것을 남동구에 제안했다. 지자체가 공영주차장을 건설하면 토지매입비를 포함해 1면당 8천만원이 필요하지만, 산업용품상가 부설주차장을 활용하면 예산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면도로 불법 주정차도 해결돼 보행자 안전과 이용객 편의까지 확보될 수 있다.

▲배종우 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이 2021상가환경개선공동사업(공용화장실 리모델링, 조합사무실 업무환경 개선 및 이전사업, 가구협동조합과의 협약) 기념 판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
▲배종우 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이 2021상가환경개선공동사업(공용화장실 리모델링, 조합사무실 업무환경 개선 및 이전사업, 가구협동조합과의 협약) 기념 판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

배종우 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만성 주차난 문제의 경우 조합원들의 상권 보호를 위해서 빠른 시일 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지난해 통과된 '인천시 중소기업 협동조합 육성조례'를 활용하면 충분히 시행할 수 있는 사업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합 상권을 보호받기 위한 상가 인접 주차장의 상인우선지정주차를 요청했다.”라면서도, “조합원들의 만족, 인근 공장 노동자의 주차문제해결, 남동 구청과의 주차 관리 협조,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시장의 수익 감소와 고용, 물류 비용 증가는 조합의 미래를 결정할 큰 문제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실적이 줄어든 반면, 전화, 인터넷 주문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피 업종이다 보니, 인력 수급도 쉽지 않다. 대부분 가족끼리 상가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물류를 담당하는 조합원의 연령대는 대부분 60대 후반∼70년대 초다.

인천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조합의 1세대들은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만, 조합 2세대에 노하우를 전달하거나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갈등이 있다.

배종우 이사장은 “저는 공단의 물류를 담당해온 1세대 방식의 강점을 살려 이를 지속하고 새로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조합의 변화를 이해시키고 확장하여 2세대에 전달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렇게 이룬 조합의 가치를 2세대, 3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넘겨주는 것이 이사장이 할 일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은 작은 물류 기업의 역할까지 함께 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배송을 브랜드화된 조합에서 대행하여 물류 비용 감소와 경쟁력 강화를 추구한다. 조합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서 공동 배송 역할을 하는 등 온라인 시장 개척을 통한 조합의 수익을 증가시켜 물류 비용이 조합원의 짐이 되지 않고 자생할 수 있게 한다.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를 통해 공동사업 컨설팅을 받아 진행 중이다. 전문 경영 지도사 등 관계자가 물류 사업 방향과 실현성에 관해 컨설팅을 받고 있다. 나아가, 배 이사장과 의기투합한 조합원 2세들은 스마트스토어 개설을 통해 온라인 시장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스마트스토어 교육을 받고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공동사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배종우 이사장. /사진제공=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
▲중소기업중앙회 공동사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배종우 이사장. /사진제공=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

▲ 조합원들의 지위 향상 및 편의 증진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최근 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은 조합 사무실 및 공용화장실 개선 사업을 진행했다. 그중에서도 조합 직원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조합의 일원이면서도 남성 중심의 상가 관리에서 외면되던 여성 입주민과 고객 편의 개선을 중점에 뒀다. 냄새나고 낡은 화장실의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조합원들과 이용객들의 편의를 증진했다.

명칭도 '관리사무실'이 아닌 '조합사무실'로 바꿨다. 상가 관리에 국한된 이미지가 강한 '관리사무실'이란 단어에서 조합으로서의 업무와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조합사무실'로 변화를 꾀했다.

배종우 이사장은 “조합은 적극적으로 활동하면 더 큰 규모의 일도 할 수 있다”라며, “체계적인 상가 관리와 조합의 사업을 여러 지원 사업과 접목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은 일자리안정자금을 중소기업확인제도 도입과 함께 신청해, 조합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는 조합의 새로운 지위와 제도에 빠르게 적응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역량을 확인하고, 인천지역본부와의 긴밀한 협조 및 정보 공유를 위한 선례를 남기기 위한 작업으로 추후 진행할 사업을 위한 주춧돌로서 효과를 낼 수 있다. 인천 지역에서는 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이 제일 먼저 실시했다.

남동산단은 물류공급의 중심으로 주변 신도시에도 많은 물류를 공급해왔다. 송도·논현·연수 등 대형주거 단지의 중심에 위치한 장점을 살려 산단 물류를 더욱 체계적으로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주변 신도시에 생활 물류 또한 배송하고자 준비중이다.

배 이사장은 “향후 물류 공급 영역 확대와 체계화를 위해 스마트상점과 공동물류사업을 기획 중”이라며, “저희 조합에게 조합원의 수익 증대와 이용자의 편의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 소상공인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 지원 ‘코로나안심상가 구축’ 플래카드.
▲ 소상공인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 지원 ‘코로나안심상가 구축’ 플래카드.

▲ '조합원 간' 협동의 힘을 '조합 간' 협동의 힘으로 확장

최근 남동산업용품상가사업협동조합은 인천가구협동조합와 공동사업을 진행했다. 그중 조합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한 가구 구입을 가구조합과 협약해 구입함으로써 공동사업을 시작했다. 가구조합의 리퍼가구 활용(환경 비용문제 해결)과 마케팅을 600여 입주상가로 구성된 조합입출세대의 사무용가구를 저렴히 구입하고자 하는 요구와 결합해 상호이익과 자원재활용이라는 사회이익까지 얻고자 가구 전시 및 판매 행사를 2차 협업으로 계획 중이다.

배 이사장은 “인천가구조합과 전시, 판매를 협업을 해본 결과 공동사업이 하나의 비즈니스모델로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장점은 강화되고 단점은 상호 보완할 수 있는 만큼, 조합 간 협업이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조합 간 경쟁이 아닌 조합 특색을 살린 공동 협업사업에 관심이 많다”라며, “중소기업중앙회의 공동사업위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협업 공동사업을 구상했다”라고 설명했다.

남동산업용품사업협동조합은 인천시와 남동구의 재활용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하는 조합으로서 상가내 재활용시설 설치와 환경개선을 도모할 예정으로 서부 환경협동조합과 상호협력을 꾀할 예정이다.

조합 간 원활한 협업과 공동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조합간 협업과 공동사업을 장려하는 지원이 있지만, 인천에는 관련 조례가 없어 조합 간 사업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서울시에서는 서울시 내 조합 간 거래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타 지역 간 조합 거래시에도 조례를 통해 지원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남동산업용품상가사업협동조합과 인천가구협동조합의 사례는 인천시 내에서는 협동조합 간 협업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했다.

배종우 이사장은 “조합은 전문적인 운영지식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이 더 강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조합의 미래 그리고 인천 지역에 기여하는 조합의 변화를 가져올 때라고 생각한다. 인천시, 남동구청, 인천 지역 조합 모두가 함께 경제 성과를 넘어 선한 상승효과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조합 활동을 할 계획이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최현민 기자 palette@incheonilbo.com

/공동기획: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