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의 고속도로', '교량 건설의 역사를 바꾼 다리', '인천의 랜드마크' 등으로 불리는 인천대교.

인천 앞바다를 가로질러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인천대교 개통식이 2009년 10월16일 열렸다. 국제마라톤대회와 걷기대회, 자전거대회 등 기념행사에 이어 19일 0시부터 차량이 다니기 시작한 인천대교는 사업규모가 2조원이 넘는 세계적인 공사로 갖가지 기록을 세웠다.

접속도로 등을 포함한 왕복 6차로의 인천대교 총 길이는 21.38㎞로 국내에서 가장 길고 세계 7번째다. 착공 후 준공까지 52개월이 걸렸는데 총 7.3㎞의 서해대교 건설기간 72개월보다 공사기간을 훨씬 줄였다.

인천대교는 바다 밑으로 기초 말뚝을 박고 교각을 세운 뒤 상판을 올리는 공법을 사용했는데 직경 3m의 말뚝 24개를 주탑 기초로 시공했고, 길이 50m, 폭 16m, 두께 3m에 무게 1400t에 달하는 대형 콘크리트 상판이 336개 설치됐다.

인천대교의 가장 큰 특징은 주탑에서 늘어뜨린 쇠줄로 상판을 고정하는 사장교 방식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사장교 주탑과 주탑 사이 폭은 800m로 국내 최장이며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주탑 높이는 63빌딩과 비슷한 230.5m이고, 교량과 수면의 높이는 74m로 10만t급 초대형 선박 두 척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다.

인천대교는 2005년 영국 건설전문지 컨스트럭션 뉴스의 '경이로운 세계 10대 건설 프로젝트'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금융전문지 유로머니가 주는 '올해의 베스트 프로젝트 파이낸싱', 2011년 미국토목학회(ASCE)로부터 '세계 5대 우수 프로젝트', 2015년 국제 프로젝트 경영협회(IPMA)의 '세계 최우수 프로젝트 상'을 받았다.

인천대교와 역대 대통령의 각별한 인연도 새삼 주목할 만 하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9년 7월 캐나다 방문 때, '인천제2연육교' 건설을 협력사업으로 제시했고 2001년 7월에는 캐나다 AGRA사를 합병한 영국의 AMEC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6월16일 기공식에 참석, 인천대교를 '희망과 번영의 길'이라고 명명하고 “인천대교는 인천국제공항과 송도국제도시, 청라지역을 삼각축으로 연결하면서 동북아 물류·비즈니스 중심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을 더욱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10월16일 개통식에서 “인천대교는 하늘길과 바닷길 그리고 육지길을 사통팔달로 연결해 '더 큰 대한민국'으로 안내하는 다리가 될 것”이라며 “인천시민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자랑”이라고 평가했다.

인천대교가 김대중 대통령이 제안하여, 노무현 대통령이 착공한 후, 이명박 대통령이 준공했다니 '대통령의 다리'라 불러도 지나친 말은 아닐듯싶다.

 

/여승철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