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T 반기보고서 ‘매입부터 수출까지 중고수출 사업확장’
인천단지 내 5000㎡ 규모 중고차수출SMC 인천거점 운영
수출업체 "거대 자본과 네트워크 앞에 영세업체 고사 위기"
▲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인천중고차수출단지 안 수출 중고차가 꽉 들어선 현대글로비스 ‘중고차수출SMC 인천거점’ 야적장에 수출 중고차가 꽉 들어섰다

‘국내 중고차 매입 역량을 기반으로 수입국 현지의 네트워크 활용을 통해 중남미, 동남아, 중동과 아프리카 등에 중고차를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중고차 수출 및 해외 중고차 유통까지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 중이다.’

종합물류업과 유통판매업, 해운업 등으로 올해 들어 6월까지 8조4321억원(순이익 2972억원)의 매출을 올린 현대글로비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밝힌 반기보고서(2021년 8월 17일)의 내용 일부다.

현대글로비스가 운영 중인 국내 최대 중고차 경매장과 중고차수출플랫폼 ‘글로벌오토벨’을 기반으로 중고차 매입부터 시세산출, 거래중개, 수출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 중고차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일대 인천중고차수출단지 2000여개 영세업체에 존폐의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자본과 기술력, 유통망을 앞세워 중고차수출시장을 집중 공략할 경우 ‘공룡 플랫폼’ 앞의 골목상권처럼 영세 중고차 수출업체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인천중고차수출단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인천중고차수출단지 안에 터 4959㎡을 빌려 이미 ‘중고차수출SMC 인천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중고차수출플랫폼 ‘글로벌오토벨’에 수출용 중고차 매물 571건을 올려 해외 바이어의 구매력도 높이고 있다.

중고차 수출 사업의 핵심은 차량매입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분당과 시화, 양산 등지에서 오프라인 경매장을 운영한다. 신차영업소와 렌털·리스 업계를 통해 중고차를 직접 사들일 수 있는 체계를 이미 구축했다.

▲ 수출 중고차를 사들이지 못한 인천중고차수출단지 내 개별 수출업체들의 적치장에는 수출 대기 중고차들이 듬섬듬성 서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직접 매입 방식의 글로벌오토벨 운영은 현대·기아차 등 자사 중고차 위주의 거래로 이어지고, 나중에는 가격조정도 배제할 수 없다. 인천중고차수출단지 수출업체가 차량매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선박을 운용하고 있어 자사 수출 중고차의 우선 선적과 운임 차등에 따른 수출업체의 불이익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인천중고차수출단지 관계자의 시각이다.

인천중고차수출단지 관계자는 “법적 정비가 이뤄지지 않아 대기업이 중고차 수출업 진출을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현대글로비스가 막대한 자본과 네트워크로 중고차 수출시장에 진입할 경우 독과점 형태의 운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8월까지 인천항 중고차 수출량은 33만155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만4660대보다 47.5% 늘었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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