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혁신 논설위원.
조혁신 논설위원.

151층 인천타워 건립 재추진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인천 관련 대선 공약을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151층 인천타워 건설을 재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151층 인천타워 건설은 안 전 시장 재임 당시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사업이었으나, 이후 지지부진하다가 2015년 1월 사업계획 조정 합의로 공식 무산됐다.

151층 인천타워는 송도 6·8공구 개발사업의 핵심 사업이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포트만홀딩스와 삼성물산, 현대건설, ㈜에스와이엠어소시에이츠 등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와 2006년 2월 양해각서를, 2007년 7월 기본협약, 2007년 8월 본 개발협약을 차례로 맺으며 인천타워 건립에 속도를 냈다. 게다가 인천시는 SLC에 독점사업권마저 주었다. 협약내용을 보면 송도 6·8공구에 151층 인천타워를 포함해 호텔과 서비스 아파트, 업무 빌딩과 공원, 테마존과 호수, 수상공원과 문화·체육시설, 학교와 상점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본협약에 151층 인천타워 건립을 담보로 삼는 방어조항은 넣지 않았다.

사실 151층 인천타워 건설 재추진 공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천에서 선거철 단골메뉴로 등장할 판국이다.

지난해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미래통합당 민경욱(인천 연수을) 의원은 “인천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151층 인천타워는 시급히 재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인천타워의 재추진이 필요한 이유로 인천을 대표하는 상징성과 미래먹거리인 관광산업의 중추적 역할, 글로벌 기업 유치로 송도국제도시의 가치 상승 등을 꼽았다.

이정미 정의당 연수을 후보도 “송도6·8공구 중심부 128만㎡ 개발 프로젝트인 블루코어시티 개발사업에 인천타워를 다시 포함하여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인천타워는 송도국제도시 랜드마크만이 아니라 인천의 자랑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선거철 단골 공약 메뉴로 등장한 것과는 달리, 마천루라 부르는 높이 200m 이상의 초고층건물은 경제성과 안전성, 과도한 탄소 배출량 등의 이유로 세계적으로 외면을 받고 있다. 전 세계 200m 이상 건물 128개 중 70%가 있는 중국은 앞으로 500m 이상 초고층건물의 신축은 전면 불허하고 250m 이상도 엄격히 제한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짓기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를 당초 높이 569m 105층 1개 동을 짓는 것에서 50층짜리 3개 동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걸림돌은 경제성인데, 인천타워 부활 공약이 또 나오는 걸 보니 인천타워라는 허상이 물신주의 욕망의 상징물로 공고화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조혁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