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눈 감고 돌아서면 그만' 연습장면. /사진제공=극단 단디

도심의 어느 빌라, 의문의 안내문을 받은 주민들이 모여들고 뒤늦게 나타난 한 남자가 어떤 아이에 관해 얘기해 보자고 제안한다. 주민들은 아이에게 각자의 방식으로 베푼 호의에 대해 떠들지만 남자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밤 목격한 아이의 모습에 대해 묻는다.

사회의 작고 낮은 목소리를 연극으로 표현하는 극단 예술공동체 '단디'가 신작 '눈 감고 돌아서면 그만'을 선보인다. 아동학대를 바라보는 이웃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는 이 작품은 인천문화재단 2021 크라우드펀딩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서사지만 날카로운 질문과 긴장감 넘치는 구성으로 관객들의 몰입감을 극대화 시킨다. 학대에서 비롯된 자극적인 장면은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학대받는 아이의 마음과 삶에 집중하는 무대로 관객들에게 '보호받고 사랑받아 마땅한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 역설한다.

작품을 직접 쓰고 연출한 박근화 대표는 “아동학대는 가정사라는 인식과 가부장적 가치관, 부모로부터 이어지는 잘못된 양육방식, 친권, 경제적 고립, 사회적 관계 단절 등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의 머리와 마음이 필요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집이나 어느 방에서 한 아이가 부모의 손에 다치거나 죽어가고 있을지도 모르니 이 아이들을 위해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배우 서은지, 유용, 송승규, 오정민, 이호철이 출연하는 연극 '눈 감고 돌아서면 그만'은 9월29일부터 10월3일까지 인천 미추홀구 작은극장 돌체에서 진행된다.

텀블벅을 통해 후원할 수 있고 인터파크와 플레이 티켓을 통해 예매를 할 수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