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1991~1992년 인천일보에 기고했던 칼럼
조우성 전 인천시립박물관장 보관 본으로 전시
신포동 떼아뜨르 다락서 내일부터 석 달간 진행
▲ 떼아뜨르 다락에 전시된 고 신태범 박사의 '인천풍물산책' 기고문.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1991∼1992년 인천일보에 연재된 고(故) 신태범 박사의 칼럼 '인천풍물산책'이 전시회에서 부활한다.

인천 중구 신포동 복합문화예술공간 '떼아뜨르 다락'이 인천풍물산책이 실린 인천일보 지면을 전시한다.

이 칼럼은 신태범 박사가 1990년대 약 1년간 60회에 걸쳐 기고한 것이다. 존스톤별장, 제1은행 인천지점건물, 월미도 조탕 등부터 홈·링거 양행, 인천세관, 인천경찰서 등까지 인천에서 중요한 의미와 깊은 역사를 지닌 장소를 소개했다.

글마다 펜으로 그린 그림이 함께 실렸는데 원용연 당시 코스모스유람선 기획실장의 작품이었다.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게재된 이 칼럼들은 인기가 많았다. 공간에 얽힌 서사와 가치를 담담하게 풀어낸 신태범 박사 지성의 결정체였기 때문이다. 당시 인천일보사로 이 칼럼 내용을 묻거나 스크랩을 해야 하니 지난 호를 구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쇄도했다.

▲ 고 신태범 박사가 인천일보에 연재했던 '인천풍물산책' 지면./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 고 신태범 박사가 인천일보에 연재했던 '인천풍물산책' 지면./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신태범 박사는 인천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의사였다. 경성제대 의예과를 나와 1942년 지금의 중구 중앙동 4가 일본인 동네 한복판에서 창씨개명도 하지 않고 인천 최초의 외과 병원인 '신외과 의원'을 개업했다.

의학 이외에도 문인 활동 등 인문학적 관심사와 지역에 대한 애정을 여러 방면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칼럼집 <반사경>이나 지역사 연구서 <인천 한 세기> 등의 저서는 지금도 널리 읽힌다.

떼아뜨르 다락은 인천풍물산책의 신문을 모두 보존하고 있던 조우성 전 인천시립박물관 관장의 도움을 받아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연극무대인 소극장을 갖춘 떼아뜨르 다락은 신태범 박사와 인연이 있는데, 지금의 다락 건물이 바로 신외과 의원이 있던 자리라서다. 백재이 떼아뜨르 다락 대표는 이런 역사를 기리기 위해 최근 소극장을 개축하고 한 쪽에 '한옹 사랑방'을 만들었다. '한옹(汗翁)'은 신태범 박사의 아호다.

이번 전시회는 한옹사랑방의 개관전 성격을 띠고 있다.

백재이 대표는 “연극 공연뿐 아니라 영상, 무용, 음악 등 장르를 넘나드는 문화예술 서비스 공간이 될 떼아뜨르 다락이, 공간적 배경과 더불어 신태범 박사의 인천 문화예술에 대한 헌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10일 오후 2시 개막하며 이날부터 약 세 달간 진행될 예정이다. 관람료 무료.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