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서 사형제 부활 토론의 장 열리길
▲ 사람의 목숨이 다하면(死사) 뼈가 드러나고( 알) 몸(匕비)은 구부러진다. /그림=소헌
▲ 사람의 목숨이 다하면(死사) 뼈가 드러나고( 알) 몸(匕비)은 구부러진다. /그림=소헌

조선의 11대 임금인 중종의 맏아들 인종(제1계비 장경왕후의 아들)이 즉위한 지 8개월 만에 붕어崩御하자 이복동생인 경원대군(제2계비 문정왕후의 아들)이 임금에 오른다. 명종의 나이는 고작 12살이었는데, 이때부터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하게 된다. 정권을 둘러싼 윤씨 외척간의 싸움은 을사사화(1545)로 나타났으니, 소윤(윤원형 등 훈구파)의 음모로 인해 대윤(윤임 등 사림파)의 명사 100여명이 화를 입었다.

“돈을 준다고 내가 죽지 않겠는가?” 을사사화에 연루되어 사형을 앞두고 있는 '윤준'이 돈을 요구한 망나니에게 거부하며 한 말이다. 화가 난 망나니는 최대한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그를 죽였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형벌을 크게 다섯 가지(五刑-태형·장형·도형·유형·사형)로 나누었다. 사형은 극형으로서 대개 살인자에게 내렸다. 사형을 집행하는 기관이 여럿이었다. 그중 전옥서에는 '행형쇄장'이라는 집행자가 있었다. 감옥에 갇힌 사형수 내지 중죄인이었는데, 형을 집행하면 사형은 면해주었다. 하지만 그들도 사람인지라 죄책감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었다.

회수대해( 手大咳) 망나니짓을 하여도 금관자 서슬에 큰기침한다. 나쁜 짓을 하고도 벼슬아치라는 배짱으로 도리어 남을 야단치고 뽐내며 횡포를 부린다는 4자속담이다. 사극에서 보았을 것이다. 큰 칼을 들고 덩실덩실 춤을 추다가 술 한 잔 들이켜 입으로 뿜어 칼날을 적시는 망나니, 그들을 회수 手라고 한다. 본래 언월도와 비슷하게 생긴 회자 子라는 자루가 긴 칼을 든 군인을 뜻한다. 우리 형벌은 비록 벌을 가하되 그 속에서도 가능한 한 인륜의 도리를 지키려 했다. 사형을 집행할 때도 그 시기나 방법도 차이를 두었으니, 인권을 지향한 것이다.

 

死 사 [죽다 / 목숨을 걸다]

①부수 / (살 바른 뼈 알)은 살(月육달월)을 바른 뼈만 일부 남은(卜) 모양으로 '부서진 뼈 알'이라고도 한다. ②원래 '숟가락'이나 '짧은 칼'을 뜻하는 匕(비수 비)는 '사람'을 뜻하거나, 化(될 화)의 생략형으로도 본다. ③사람의 목숨이 다하면 뼈가 드러나고( 알) 몸(匕비)은 구부러진다. 이렇게 생명을 잃는 것을 죽음(死사)이라 한다. 몸은 변하여(化) 흙으로 돌아간다.

 

咳 해 [기침 / 방긋 웃다]

①豕(돼지 시)는 돼지가 네 다리로 서서 꼬리를 치켜든 모양이며, 亥(돼지 해)는 돼지의 머리( )와 몸통(女) 다리와 꼬리(人)까지 그린 글자다. ②亥(해)는 여자(女)와 남자(人)를 표현한 '애정이 좋은 부부'를 의미하는데, 갑자기 자식이 들어오면 멋쩍게 입(口)으로 점잖게 기침소리를 낸다. 에헴(咳해)!

 

바로 1년 전,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를 무참하게 때려죽인 끔찍한 '정인이 사건'의 장 모씨, 20개월 된 입양아를 폭행하고 살해한 대전의 양 모씨,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두고 밟아 숨지게 한 천안의 성 모씨. 친정아버지 보는 앞에서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장검으로 살해한 화곡동 장 모씨, '더 많이 죽이지 못해 한이 된다. 사회가 X같다'며 취재진을 발로 차며 망나니짓을 한 연쇄살인범 강윤성.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30일 23명에 대한 사형집행을 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집행하지 않아 사형폐지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사형판결이 내려진 자는 61명이라 한다. 대통령이 되면 사형死刑을 집행하겠다는 대선 후보자도 보인다. 본격적인 토론을 바라는 마음이 크다. “편안하게 모셔 드립니다.”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