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히로시마 원폭 76주년인 지난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기념(祈念·기원함)식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도쿄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비교적 성공적으로 개최됐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지지율은 상승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도쿄올림픽을 정권 재연장의 동력으로 삼았던 스가 총리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지율이 바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10일 요미우리신문이 도쿄올림픽 폐막일(8일)에 맞춰 지난 7~9일 전국 유권자 1065명(유효 답변 기준)을 전화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 개최를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자가 다수인 64%를 차지했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는 28%에 그쳤다.

올림픽 개최 전인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 취소를 주장하는 의견이 41%에 달했던 점에 비춰보면 일본 선수들이 선전한 것에 힘입어 개최 강행을 선택한 스가 총리의 판단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일본 국민이 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스가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 비율은 35%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오히려 2%포인트 떨어졌다.

이로써 작년 9월 출범 당시 74%까지 치솟았던 스가 내각 지지율은 1년도 안 돼 반 토막 이상으로 꺾이면서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 반면에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 비율은 54%까지 올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가 내각이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에서 도쿄올림픽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지지층이 붕괴하는 것은 코로나19 상황 악화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 지난 8일 도쿄올림픽 폐회식이 열린 올림픽 주경기장 상공을 축하 불꽃이 수놓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7.23~8.8) 기간에 일본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확산 영향으로 3.4배로 급증했다.

실제로 요미우리신문의 이번 조사에서 스가 내각의 코로나19 대응에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가 63%를 차지해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31%)보다 훨씬 많았다.

백신 접종 진척 상황과 관련해서도 58%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먼저 발표된 지난 7~8일의 아사히신문 8월 여론 조사에서 같은 흐름이 확인된 이러한 일본 민심 동향은 스가 총리의 집권 연장 구상에 적신호를 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가 총리의 현 자민당 총재 임기는 내달 30일까지이고, 4년인 현 중의원 임기는 오는 10월 21일 만료돼 올해 9월 이전에 자민당 총재 선거, 10월 이전에 다수당을 결정하는 중의원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

도쿄올림픽이 일정한 성공을 거뒀지만 스가 내각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진단한 요미우리신문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제동이 걸리지 않으면서 스가 총리의 집권 연장 전략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의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6%는 내달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스가 총리가 다른 인물로 교체되길 바란다는 견해를 밝혔다.

스가 총리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한 달 전 조사 때와 비교해 7%포인트 높아졌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