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협의없이 FEZ내 덜렁 설치
중구 "주민 원하고, 산림청 땅이라서"
오션뷰 개발되면 즉시 철거키로 가닥
▲ 인천시 중구가 경제자유구역 ‘오션뷰’ 사업구역 안에 제멋대로 전망대를 설치했다가 말썽을 빚고 있다. 사진 아래에는 출렁다리가 보인다.

“앗, 경제자유구역이었나벼!”

지난 1월 중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중구 을왕동 경제자유구역 ‘오션뷰’ 사업구역을 둘러보던 중이었다. 오션뷰 개발사업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원형지 훼손을 최소화하라’라는 등의 보안의견이 떨어졌던 터였다.

나무가 없는 산 중턱 칡밭에 전망대가 난데없이 눈에 들어왔다. 그 밑에는 바닷가와 접한 골자리에는 출렁다리까지 세워져 있었다.

“아니, 관할기관인 인천경제청조차 모르게 누가 이런 짓을…” 인천경제청은 사업시행자와 중구 관계자들에게 자초지종을 따졌다.

황당하다 못해 헛웃음이 나올 지경의 답이었다. 중구 혼자 멋대로 전망대를 설치했다는 내용이었다.

중구는 둘레길 조성사업으로 당초 4억 원을 투입해 출렁다리(길이 48, 폭 1.5m)를 놓기로 했다. 출렁다리의 설치 장소는 바로 경제자유구역 안인 칡밭이었다. 협의 과정에서 사업시행자는 “오션뷰의 사업구역이니 바닷가 쪽으로 물려 출렁다리를 세우라”라고 조언했다.

중구는 경제자유구역을 벗어나 3억2000만 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출렁다리를 설치했다. 출렁다리만 설치했으면 그만이었다.

중구는 한 발 더 나갔다. 처음 출렁다리를 놓으려고 했던 경제자유구역 안 칡밭에 8000만 원을 들여 전망대까지 세웠다. 그것도 사업시행자나 인천경제청조차 까맣게 모르게.

인천경제청은 중구 관계자를 불러 따졌다. 전망대 자리는 오션뷰가 개발됐을 때 가장 중요한 시설이 들어오는 터였다.

중구의 해명도 가관이었다. “주민들이 전망대를 원하고 산림청 소유의 땅이라 그냥 세웠다.”

인천경제청은 오션뷰 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전망대를 철거하는 조건으로 협의를 마무리했다. 오션뷰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경우 내년 말께 실시실계변경협의를 끝낸다.

중구가 8000만원을 들여 설치한 전망대는 2년 만에 뜯어내야 할 판이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