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자 단기 자가격리 숙소 덕
코로나 예상밖 침체 아닌 활기
가까운 공항·검진센터 전략화
주거지와 먼 지리적 장점 부각
일부 업자는 20~30개 운영도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 중구 영종도 원룸 업계에 희한한 바람이 불고 있다.

얼핏 영종의 원룸은 텅 비어 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기 쉽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여객기 운항횟수가 줄면서 공항과 항공업계 종사자가 빠져나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 추론은 현실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 영종 원룸 업계는 예상과 달리 활황 국면을 맞고 있다. 입국자들이 단기로 빌려 쓰는 자가격리숙소 덕이다. 이른바 '안심 숙소'가 열풍이 영종에 불고있다.

19일 인천 중구보건소에 따르면 국내로 입국한 자가격리대상자는 800~1000명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14일 동안 격리 상태를 유지하면서 두 번 이상 체검 검사를 한 뒤 이상이 없을 때 격리해제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영종에는 중구가 운영하는 코로나19 검진센터가 별도로 있다.

원룸 사업자들은 공항과 가깝고, 검진센터가 멀지 않은 점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전문 자가격리숙소 운영 사업자가 영종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 이유다.

이들 사업자는 예약한 자가격리대상자가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순간 방역차량에 태워 안심 숙소까지 데려다준다. 비용은 물론 별도다.

일부 사업자는 베란다가 있는 방부터 원룸, 1.5룸, 투룸 등 종류별로 갖추고 있다. 단기임대 형식의 숙소는 베란다 여부와 방 개수에 따라 하루 임대료는 5만원에서 7만5000원이다.

한 방에 1명이 더해질 때는 하루 1만원이 추가된다.

안심 숙소 사업자들은 다른 주거지와 떨어진 지리적 위치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혹시 있을지 모를 민원을 피할 수 있어서다.

사업자 중 일부는 예약과 관리, 방역 등의 분야를 나눠 기업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음식을 제공하는 곳도 상당수다. 도시락 1끼당 7000원으로 비용은 물론 별도다.

사업자 중 더러는 건물주와 계약을 맺고 20~30개의 안심 숙소를 운영하기도 한다.

원룸 임대업자 A(47)씨는 “코로나19 이전 공항과 항공사 직원들에게 장기로 빌려줬던 때보다 수익 면에서는 훨씬 남는 장사이다”라며 “다만 임차인이 자가격리대상자인 만큼 외출금지나 방역 등에 신경을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영종의 원룸 단지가 썰렁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원룸이 '안심 숙소'라는 이름으로 자가격리자들의 단기임대 대상으로 변하는 바람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