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 주민, 상생 차원 필요지적
저녁 노숙자 배회 환경개선 제안
회관 “일정상 한계…초빙은 검토”

인천 중구 동인천 주민들이 지역 활성화를 위해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을 개방하고 주변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동네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설이지만 정작 주민들은 이용하지 못해 지역이 슬럼화되어 가고 있다는 이유다.

13일 동인천동 주민자치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회관을 운영하는 시교육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인현동에 있는 회관은 2004년 축현초등학교가 있던 자리에 문을 열었다. 인현동 호프집 화재 사건을 계기로 지역 학생들이 문화교육·체험을 즐길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조성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회관이 들어설 당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침체했다고 주장했다. 회관을 찾는 학생들이 주변 상권을 이용하는 빈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시설 일부를 주민에게 개방하고 지역과 상생할 방안을 찾자고 했다.

동인천동 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는 “주민단체 행사를 할 때 회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주면 좋겠다”며 “저녁때면 노숙자와 불량 청소년들이 회관 주변을 맴도는 일이 잦아 조명을 밝게 설치하는 등 환경을 개선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민단체 관계자는 최근 학교 주차장과 체육시설 등을 개방하는 분위기가 확산함에 따라 회관에도 주차장 개방을 제안했다. 개관 당시에도 주민들 사이에 요구가 있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는 연간 43만명의 학생이 방문해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참여와 문화교육·체험 등을 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각종 공연과 전시회도 개최한다.

이에 회관 측은 시설 사용 일정이 계획돼 있어 주민에게 개방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야외공연장 개방과 공연, 전시회에 주민을 초대하는 방안은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관계자는 “회관을 찾는 학생들이 주변에서 떡볶이를 사 먹고 자유공원을 둘러보고 중구라는 지역의 특성을 배워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간담회에서 나온 주민 의견을 수렴해 야외공연장이나 주차장 개방에 대한 부분은 시교육청, 인천시와 논의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