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단지 조성 맞물려 재론
2001년 주민들 반발 거세 무산
2021년 연안동 “더는 안 속아”
IPA, 타당성 결점·우회로 관건
▲ 인천시 송도 스마트 오토밸리 실버 전체조감도.

인천 중구 연안동과 남항을 잇는 교량이 20년 만에 다시 소환됐다.

2001년 인천해양수산청의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 부두 조성 때 나왔던 교량 건설 얘기가 지금 인천항만공사(IPA)의 인천 중고수출단지인 스마트오토밸리 조성계획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라이프비취맨션과 연안 아파트 등 연안동 주민들은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교량 건설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IPA는 지난 2일 인천시와 송도 중고차수출단지 관계자 등과 의견을 나누면서 스마트오토밸리 조성 시 교통환경 개선을 위해 우회도로인 연안동과 남항을 잇는 교량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PA는 총사업비 3천155억원을 투입해 남항과 석탄부두 인근 터 39만8155㎡에 중고자동차 수출단지인 스마트오토밸리를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연안동~남항 간 교량 건설 논의는 2001년 3월에 시작됐다. 주민들이 ICT부두 건설을 앞두고 교통영향평가에서 남항 선광부두~ 석탄부두 우회도로 개설을 요구했다. 총사업비 475억원의 왕복 4차선 길이 810m 남항 연결 교량이었다.

해수청은 교량 건설 없이 2004년 7월 ICT 부두(연간 40만TEU 처리 시설 1선석)를 개장했고, 컨테이너 차량이 아파트 옆 도로를 지나다니자 주민들은 2005년 7월 ICT 앞 도로를 점거했다. 해수청은 더군다나 우회 노선을 라이프비취맨선 앞에서 대한통운 부두를 잇는 교량으로 결정했다. 주민이 반발하며 이주를 요구하자 교량 건설 자체가 흐지부지됐다.

해수청은 2014년 7월 우회도로 추진 계획을 다시 내놨다. 라이프비취맨션 앞 도로로 들락거리는 ICT와 석탄 부두 화물 차량의 소음과 분진 민원이 쇄도하자 주변 아파트의 정주 여건을 개선한다는 것이었다.

해수청의 노선 검토안은 주민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연안동119센터~남항 대한통운 부두 간 교량 건설이었다.

해수청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2015년 상반기 20억 원 규모의 연구용역을 발주하기로 했으나 이 역시 무산됐다.

IPA가 20년 만에 남항 연결 교량 건설을 들고나오자 주민들은 또 속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IPA는 높이와 경로 변경 등을 남항 연결 교량을 조석 건설할 방침이지만 과거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대비편익(B/C) 값이 낮아(0.16) 추진이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이태호 연안동발전협의회장은 “연안동 주민들은 20년 동안 속고만 살아왔다”며 “남항 연결 교량 건설 현실화 없이는 스마토오토밸리 조성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