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자극적 매체 가득한 세상
음향 하나에 몰두 상상력 자극
25일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1548년(명종 3년) 퇴계 이황의 나이 48세에 외직을 자청하며 단양군수로 부임한다.

일찍이 아들을 잃고 부인까지 사별했던 그는 쓸쓸함과 무료함 속에서 매화를 보며 시를 쓰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어느 날 조실부모한 관기(官妓) 두향이 퇴계를 모시게 되고 그에게 청매화분을 선물한다. 매화를 함께 가꾸며 둘의 사랑은 점점 깊어지나 그런 둘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단양을 떠나는 날, 퇴계는 마지막 선물로 두향을 관기의 몸에서 해방해주지만…

극단아토가 퇴계 이황을 향한 기생 두향의 사랑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었다. 연극 '두향연가'는 특히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배경음악까지 무대에서 생음악으로 효과를 내는 등의 '소리 집중극'으로 꾸며졌다.

극단아토는 자극적인 매체가 넘쳐나는 현대에서 한 가지 자극만으로 느낄 수 있는 감각 본연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했다. 시각적 효과가 배제된 만큼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로 극에서 펼쳐지는 상황이 눈앞에 그려지도록 유도했다. 또 무대 바로 앞에서 연주되는 국악 소리는 절절한 사랑 이야기의 감성을 극대화 시킨다. 음향효과 역시 배우들이 직접 소품을 이용해 연주함으로써 관객들의 상상력을 강하게 자극하려 한다. 가야금과 대금, 타악 등을 주로 사용한다.

극단아토는 소리 중심의 공연인 만큼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베리어프리(barrier free) 공연으로 25일 오후 1시30분 인천시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첫 무대를 올린다. 이어 남동구 소래아트홀 소극장에서 28일 오후 7시30분과 29일 오후 3시 공연한다.

특히 이번 극단아토는 이번 공연의 수익금을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지원금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미 극단아토 신임 공동대표는 “극단 아토의 올해 공연 방향은 '인권'”이라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어렵게 진행하는 대면 공연인만큼 더욱 감사한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관람료 전석 2만원, 장애인 무료. 032-460-0560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사진제공=극단아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