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로 인천에서 5선을 역임한 송영길 의원이 당선됐다.

세 번째 도전 끝에 민주당 당권을 거머쥔 86그룹의 '맏형'이자 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 중에서 당 대표가 배출된 첫 사례다.

전통적 당 주류는 아니지만 "민주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절박한 호소로 변화를 바라는 당심의 선택을 받았다.

대학 졸업 후 노동운동을 하며 인천과 인연을 맺은 송 대표는 국회의원과 인천시장을 거쳐 이번에 거대 여당의 당 대표 자리에까지 올랐다.

인천 주요 현안 해결은 물론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인천에서는 지난 2012년 당시 한나라당 황우여 대표에 이어 두 번째 여당 당 대표로서, 지역 정치권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거대 여당 당대표에 당선된 인천 대표 정치인

인천 계양구에서 5선을 역임한 송 의원이 집권 여당 대표로 당선된 것은 지난 2012년 당시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이 여당 대표가 된 이후 두 번째다.

황우려 대표는 2012년 대선 직전 전당대회에서 승리해 친박 세력의 대리인으로 박근혜 후보 대선을 도왔다. 정권 재창출에 공을 세웠지만 대표 퇴임 후 국회의장 경선과 총선에서 잇따라 패하면서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에 지역 정치권에서는 “자체 정치력을 발휘했다기보다는 친박 세력의 대리인 역할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송 대표는 “이번에 처음으로 계파가 아닌 온전히 인천시민과 국민의 힘으로 174석의 거대 여당 대표를 만들어 주신데 대해 대선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운동으로 맺어진 인천과의 인연

전남 고흥 출신인 송 대표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광주 대동고 3학년 재학 중으로 계엄군의 폭력진압을 규탄하는 시위를 시작하면서 세상의 부조리와 불평등에 맞서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듬해 연세대에 입학해 1984년 최초의 직선제 총학생회장에 당선되면서 학생운동 전면에 나서게 됐고, 현재까지 586운동권의 맏형 역할을 맡고 있다.

이후 인천에서 노동현장 생활을 하며 인천과 첫 인연을 맺었다.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시위를 준비하다 안기부에 붙잡혀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고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에서 활동한 전국민주택시노련 사무국장으로 활약하다 사법고시를 거쳐 인권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정치의 길로 나서다

1999년 재보궐 선거에서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대표의 발탁으로 정치의 길로 들어선다. 인천 강화·계양갑 지역에 처음으로 출마해 당시 인천의 맹주였던 안상수 후보에게 패했지만, 이듬해 16대 총선에서 4339표 차로 설욕하게 된다.

김대중 대통령의 ‘젊은 피’이자 386운동권의 맏형으로 국회에 들어와 법사위에서 활동하며 국가인권위원회법 통과에 앞장서고, 친일반민족행위자 관련 법안 제정에 나선다.

2010년 인천시장 당선은 송 대표에서 큰 의미가 있다.

송 대표는 “당시 인천시 부채가 10조원이 넘어 부도 위기에 처해 있었다”면서 “부도 위기에 빠진 인천을 어떻게 구할지 가늠하는 ‘유능한 진보’의 시험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최초로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송도국제도시에 유치하고 1% 가능성에 불과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투자 유치 성공으로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고, 19대 대선에서는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이끌었다.

# 대선 승리로 인천시민과 국민지지 보답하겠다

송 대표는 도전 세번만에 당 대표에 올랐다. 그는 지금 민주당이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심각한 위기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송 대표의 최대 장점으로 5선의 국회의원 경력과 함께 인천시장으로서의 행정 경험, 여기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폭넓은 국제 네트워크 등을 꼽고 있다.

송 대표가 코로나 19 백신 도입과 미국과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을 상대로 한 외교역량에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10달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선 승리가 그의 가장 큰 목표다.

그는 “이번 대선은 공정과 정의라는 시대정신을 반영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 대선 후보들과는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공정한 경선 관리와 대선 승리를 위해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174석의 여당 대표로서 인천 주요 현안 해결에도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GTX-D 노선문제, 항공정비단지(MRO) 조성,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 등도 앞장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당 대표의 가장 큰 역할은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와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 재창출”이라며 “이 모든 것을 인천시민과 국민의 힘으로 이뤄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남창섭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