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추변형 수술환자의 장애·통증 정도./그래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 김호중(왼쪽) 교수·권오상 전임의.

환자의 손아귀 힘(악력)이 강할수록 ‘척추변형 교정수술’을 받았을 때의 예후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호중 교수와 권오상 전임의 연구팀은 2016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퇴행성 척추변형 교정수술을 받은 78명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척추변형은 노화, 잘못된 자세, 물리적 충격 등으로 척추가 휘거나 굽는 증상이다.

증상이 경미하고 활동에 큰 지장이 없으면 수술 없이 보존적 치료만 하지만, 통증이 심해지고 합병증이 발생하면 척추변형 교정수술을 받기도 한다.

단 수술 후 증상이 얼마나 호전될지를 미리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왔다.

최근 환자의 근력과 근육량이 우수할수록 외과적 수술의 결과가 좋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으나 거동이 불편한 척추변형 환자의 근력을 평가하기는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악력이 전신 근력과 근육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 착안해 척추변형 교정수술의 예후와 악력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남성의 경우 악력이 26㎏ 이상, 여성의 경우 18㎏ 이상이면 ‘고 악력’, 미만일 경우 ‘저 악력’ 그룹으로 분류했다.

수술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장애(신체 기관이 기능하지 못하는 정도)와 통증 정도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고 악력 환자들은 저 악력 환자보다 수술 후 장애 정도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 전 저 악력 환자들의 장애 점수가 53점일 때 고 악력 그룹은 41점으로 약 29% 낮았고, 수술 1년이 지난 후에는 이 수치가 각각 44점과 32점으로 감소해 38%까지 벌어졌다.

통증도 차이가 있었다. 수술 전 두 환자군의 통증 정도는 7.7점(저 악력)과 7.2점(고 악력)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수술 3개월 후 고 악력 그룹에서의 증상 호전이 두드러져 4.2점으로 감소했다.

저 악력 그룹은 5.9점 수준에 머물러 수술에 따른 통증 완화 효과가 낮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는 악력이 강할수록 척추변형 교정수술을 받기에 유리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 후 허리가 얼마나 좋아질 수 있는지를 가장 알고 싶어 한다”며 “이번 연구는 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깊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척추 저널’(Spine Journal)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