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왕복 3시간' 출퇴근하다 결단 “같은 일하고 10% 적은 임금 안타까워”
회사원 최용호씨는 그동안 자신에게 깊이 박혀 있던 서울 흔적을 지우고, 전보다 아침저녁으로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 1993년 인천 중구에서 태어나 현재는 미추홀구에서 가족과 함께 살면서도 일자리를 쫓아 서울에서 첫직장을 잡고 보니, '나인 투 식스'(9 to 6) 외에도 출퇴근 왕복 3시간까지 업무의 연장선이었다.
용호씨가 지금 다니는 회사는 인천지역 기업이다. 교통량이 많은 출근길에도 자가용을 이용해 15분이면 회사에 도착한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집에서 회사까지 거리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인천으로 이직한 이유다. 안타까운 점은 서울 동일 업종, 동일 업무와 비교해 임금이 10% 정도 낮은 상황이다. 단순히 임금에서만 차이 나는 게 아니라 복지 부분에서도 조건이 다르다. 최고의 출퇴근 거리 때문에 인천에서 근무 중이지만, 30대를 앞두고 복지와 임금 문제를 생각하면 서울로 다시 옮겨야 하나 고민도 깊다.”
용호씨가 '서울 직장인' 대신 '인천 직장인'을 선택한 이유는 그가 인천 사람이기 때문이다. 평생 함께한 가족이 있고 오래도록 곁을 지킨 친구가 있는 고향에서 어느 정도 안정된 기반을 닦을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을 게 없다.
하지만 서울 혹은 경기보다 낮은 처우를 실감하면서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게 한 다짐은 흔들리고 만다.
실제로 워크넷 2019년도 통계연보를 보면 해당 연도 인천지역 전체 구인에서 “월급을 200만원 이상 주겠다”는 조건은 43.5%에 그친다. 대신, 서울에선 200만원 이상 구인이 전체에서 57.8%를 차지한다.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고향 친구들 취업 성향을 따져봤다. 사무직군에 있는 친구들은 대부분 서울로 다니고 지역 기업에 취직한 경우는 생산직이 많더라. 내 주변만 그런 건지 다들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2015년도 자료에 따르면 당시 인천지역 취업자 136만3924명 가운데 사무종사자는 18.3%인 24만8918명 정도다. 같은 해 서울 취업자 470만4568명에서 사무종사자는 20.2%인 97만9576명이다.
/이주영·김원진·이창욱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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