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등 외부활동 최소화
밤낮없는 소음공해 불편 호소
1년사이 상담 1537→2552건
전문가 “전담기관 도움 효과”
/연합뉴스

“쿵쿵, 윗집 소리 때문에 오늘 잠은 다 잤네요.”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김모(28)씨는 최근 코로나19로 윗집 학생이 등교하지 않으면서 층간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노래를 부르거나 쿵쿵 뛰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퇴근한 후 휴식을 취하려고 하면 윗집에서 어김없이 기타와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그렇게 시작된 노래는 끝날지 모르고 밤새도록 이어진다. 김씨는 윗집에서 노래가 시작되는 날은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문제가 날로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관련 민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는 전국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 민원 접수와 분쟁을 해결하는 시설이다.

2019년 한해 인천지역 층간소음 전화 상담건수는 총 1537건이지만 지난해엔 총 2552건으로 늘었다.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당시인 작년 1월 한 달 동안 소음 건수는 총 130건이었지만, 2차 유행이 시작됐던 9월엔 240건이 넘었다. 3차 유행이 본격화된 12월에는 311건까지 치솟았다.

층간소음 문제와 관련된 상담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시민들이 바깥출입을 자제하면서 집 안 활동이 늘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의 재택근무 등으로 집 안에서 이동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층간소음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학생들이 1년 내내 온라인수업을 하면서 집 안에만 있게 된 것도 소음에 한몫을 했다.

전문가들은 층간소음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전담기관인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국토교통부 산하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의 도움을 받거나 각 아파트 내에 구성돼 있는 층간소음 관리위원회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 소장은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나 아파트 내 층간소음 관리위원회에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파트 관리 규약에 따라 설치된 층간소음 관리위원회로 민원이 60%나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