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다문화사회적협동조합]

박대준 이사장, 이주민 인권개선 넘어
건강한 정착 돕기 위해 수익 활동도
“코로나 고비도 함께 넘을 수 있을 것”
▲ 오산다문화사회적협동조합은 2019년 3월부터 오산시 대원동 지역 독거 어르신의 무료세탁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협동조합 박대준 이사장(가운데)이 대원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업무협약을 맺는 모습. /사진제공=다문화사회적협동조합

“지역에서 뜻 있는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입니다.”

오산다문화사회적협동조합 박대준(57) 이사장은 이주민 정착을 돕기 위해 하루 25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이 행복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협동조합 이사장 말고도 행복한이주민센터 소장, 오산다문화가족센터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이 단체들은 서로 다른 것처럼 보여도 한 몸처럼 움직인다.

2007년 행복한이주민센터는 낯선 나라를 찾은 이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창립한 단체다. 점차 이주민의 인권이 개선되면서 이주민센터의 일도 이젠 건강한 정착을 돕기 위해 한국어 교육과 취업 상담 지원 등으로 바뀌었다. 이주민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다문화가족센터도 설립됐다.

15년 전 박대준 이사장은 오산 대각사 포교원 정호 스님의 권유로 행복한이주민센터와 인연을 맺었다. 박 이사장은 대학 졸업 이후 2006년까지 일반 회사에 다니면서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고 봉사활동을 해 온 경험을 살려 선뜻 이주민센터 일을 맡았다.

박 이사장은 이후 보조금과 후원금에 의존하는 단체가 아니라 자급자족하는 단체로 성장하기 위해 2017년 영리법인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을 주도했다.

사회적협동조합은 현재 24시간 무인 빨래방과 쌀국수 전문점, 커피숍, 이동통신 판매점, 식자재 납품업, 냉동 삼겹살 전문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은 이주민 2명을 포함해 5명이다. 박 이사장은 “사업 대부분이 관련 기관의 보조금과 후원금으로 운영되다 보니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며 “그 대안으로 자급자족하는 회사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합을 설립하고 어려운 가운데 적은 금액이라도 이주민 단체 등을 지원했다”며 “뜻하지 않게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제때 지원하지 못해 안타깝다. 지난 한해 이주민센터와 다문화가족센터의 비대면 교육 시스템 구축과 컴퓨터, 스마트 폰 등을 지원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이주민센터와 다문화가족센터는 대면으로 이뤄졌던 한국어 교육과 취업상담 지원을 중단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뼈아픈 경험을 교훈 삼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비대면 사업이 가능한 식자재 납품업에 집중하고 있다. 어린이집과 사회복지 단체 대상으로 납품 시장 활로를 찾고 있다. 박대준 이사장은 “누군가 내가 필요하고 그들을 위해 일을 할 수 있어 보람”이라며 “지금은 뜻하지 않게 어렵지만, 많은 사람의 따뜻함 마음과 배려로 반드시 이 고비를 넘길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오산=김기원 기자 1kkw51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