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중 대형견 습격으로 중태
소속팀 이틀 뒤 제주도행 논란
당시 3일간 확진자 무려 35명
고양시청 청사 전경.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양시청 청사 전경.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양시에서 대형견 4마리가 탈출해 업무 수행 중인 시 공무원을 습격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욱이 사고를 전후해 3일간 고양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는 가운데 사경을 헤매는 동료를 두고 시청 공무원과 준설원들이 제주도 워크숍을 떠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3시50분쯤 일산동구 장항IC 고가도로 하부공간에서 시청 준설원으로 근무하는 이모(52)씨가 준설 장비 확인 차 자재 보관창고를 찾았다가 갑자기 달려든 대형견 4마리에게 공격당했다.

대형견은 자재창고 인근 농가에서 목줄을 하지 않은 채 풀어놓고 키우던 개로, 담장을 뛰어넘어와 이씨를 덮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나자 견주는 119에 신고해 이씨를 동국대 일산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사고로 이씨는 얼굴과 팔, 다리 등 전신을 심하게 물려 1차 봉합 수술에 이어 2차 신경 수술을 앞두고 있는 등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씨 사고에 앞서 이날 오후 1시45분쯤 시청의 준설공사를 맡긴 민간회사 직원 A씨도 같은 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발생해 안전조치 미흡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씨가 소속된 시청 담당 팀장과 일부 준설원 등 14명은 사고가 난 이틀 뒤인 15일 제주도로 2박3일 워크숍을 떠나 직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사고일로부터 3일간 고양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려 35명에 달하는 등 확산세가 폭주하고, 동료 준설원마저 다친 상황으로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동료 준설원 B씨는 “동료가 다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담당 팀장과 함께 워크숍을 떠난 것은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청 공무원이었다면 워크숍을 취소했을 텐데 기피 업무를 담당하는 준설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강행했다”며 “피해를 본 준설원에게 산재처리 등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취재를 시작하자 15일 1차 제주도 워크숍에 이어 오는 19~21일 진행 예정이었던 2차 워크숍을 돌연 취소했다.

/고양=김재영·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