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코로나19 사태에 경기도내 일선 보건소 종사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한다.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방역의 최일선을 묵묵히 지켜온 살신성인의 방역전사들이다. 그러나 이들마저 이제 인내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가 들려오는 셈이다. 이제 한 숨 돌리는가 했더니 다시 2차 대유행의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그간 우리는 스스로의 안일에 숨어 그들의 분투를 잊고 있지는 않았는가.

경기도내 각 시•군 보건소의 방역담당자들은 감염장소 소독과 동선 파악, 선별 진료소 운영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확진자의 이동 경로와 발생 장소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거나 관련 문의 민원 등을 응대하는 일도 함께 도맡는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월부터 이런 일에 매달리면서 심신이 지쳐가고 있다는 것이다. 7개월간 이어진 사투로 녹초가 된 상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보건소마다 인원이 적게는 2∼3명, 많게는 9명이 근무하지만 초과근무와 밤샘근무가 반복되면서 피로가 누적된 것이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이 도내 방역담당자 111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평균 147일, 약 5개월(7월 30일 기준) 가까이 쉬지 않고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74%(821명)가 휴식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업무 강도가 높다고 답했다. 정신적 고통도 만만치 않다. 민원인들의 무리한 요구나 욕설 등 감정 분출, 방역 비협조, 비용 등 진료 관련 불만 등에 시달려서다. 조사 대상자들 중 816명이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245명은 즉각적인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미쳐버릴 것 같아요”라는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시•군의 역사조사관 의무 채용 등으로 일선 보건소에 대한 지원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 우려되고 있다고 한다. 지금 코로나19 방역은 국민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공공의료 분야만이 아니다. 음지에서 시민들의 생명을 지켜내는 모든 의료진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시급한 시점이다. 그들의 사기가 꺾이고 이제 그만 손을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면 역병은 순식간에 우리를 덮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