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한끼 나누는 박대관 목사]

폐지 수거 어르신들 식사 챙기고파
동구서 11년간 매일 급식소 열어

코로나로 중단 이후 2개월 만에 재개
“은퇴 후에도 오랫동안 이어갔으면”
▲ 동구 작은이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박대관 목사는 지난 11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65일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밥을 짓고 있다.

 

“지역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65일 문을 엽니다.”

홀몸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는 인천 동구의 '작은이들 무료급식소'가 문을 연 지 11년이 됐다. 이곳은 갓 지은 고슬고슬한 밥과 따뜻한 국으로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위안을 준다. 박대관(63) 목사는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하루에 밥 한 끼라도 제대로 챙겨 먹길 바라는 마음으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게 됐다.

“처음에는 지역 아이들을 위해 공부방을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이 가끔 들려서 물을 얻어먹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어르신들이 하루에 한 끼라도 따뜻한 밥을 챙겨 먹길 바라는 마음으로 급식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급식소는 오전 10시부터 문을 연다. 날마다 다른 식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박 목사가 끓이는 국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또 그가 지은 밥엔 정성이 듬뿍 담겨서 그런지 감칠맛이 난다고 한다. 반찬은 그의 부인이 담당하고 있다.

“날마다 다른 국을 끓입니다. 특히 황탯국 같은 경우엔 맛이 좋다고들 하더라고요. 처음부터 음식을 잘했던 것은 아닙니다. 대형 밥솥에 40인분의 밥을 지을 수 있는데 태워 먹기도 하고 애를 먹었습니다. 이제는 밥 짓기에 숙련이 돼 태우진 않습니다.”

올해 초 코로나19 감염 여파가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약 2개월 동안 문을 닫았다. 문을 닫은 지 모르고 찾아오는 어르신들을 빈손으로 돌려보낼 수 없어서 컵라면과 빵 등을 나눠줬다고 한다. 현재는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운영을 재개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식당을 꽉 채워서 음식을 제공했는데, 지금은 거리를 두고 앉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앉아서도 식사할 때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벗지 못하게 주의를 시키고 있으며, 식사할 때도 대화 한마디 하지 않고 식사만 하고 가실 것을 권합니다.”

박 목사는 앞으로도 무료급식소가 계속 운영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목사 은퇴까지 몇 년 남지 않았습니다. 제가 은퇴한 이후에도 이 급식소가 잘 운영돼 지역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