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건 중 병방동 살인만 피의자 특정
인천에서 10년 넘게 해결하지 못한 장기 미제 사건들이 여전히 어둡고 긴 터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체 11건 중 피의자를 특정한 사건은 단 한 건에 불과한데다 한 달여 뒤엔 20년 묵은 미제 사건도 처음 나온다.

18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살인 사건 공소시효가 폐지된 2000년 8월1일 이후 미제로 남은 인천지역 살인 사건은 모두 11건이다.

▲작전동 7살 여아 살인(2000년) ▲주안동 40대 부녀자 살인(2000년) ▲만수동 5살 여아 살인(2002년) ▲동인천 장애인 살인(2003년) ▲작전동 40대 부녀자 살인(2003년) ▲연수동 30대 부녀자 살인(2005년) ▲십정동 부부 살인(2006년) ▲구월동 주점 살인(2007년) ▲남촌동 택시기사 살인(2007년) ▲신현동 30대 남성 살인(2007년) ▲병방동 60대 여성 살인(2008년) 등이 미제로 남아 있다.

이 중 병방동 60대 여성 살인 사건만이 피의자가 특정된 상태다. 2008년 8월18일 오전 5시50분쯤 계양구 병방동 한 아파트 주변에서 당시 63세 주부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선족 A(41)씨다. 인천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2016년 DNA(유전자) 분석 기법으로 A씨 신원을 파악했으나 이미 2010년 중국으로 출국한 터라 아직까지 그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나머지 10건은 용의자 특정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들 사건 중 가장 오래된 작전동 7살 여아 살인 사건은 앞으로 40여일 뒤 사건이 발생한 지 20년을 맞는다. 2000년 8월5일 오후 8시15분쯤 계양구 작전동 한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 인근에서 당시 7살 B양이 숨진 사건이다. B양은 “백화점이 어느 쪽에 있느냐”며 길을 묻던 남성의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2006년 11월16일 발생한 십정동 부부 살인 사건은 당시 50대 부부가 십정동 자택에서 범인의 흉기에 많게는 수십여차례 찔려 살해된 사건이다. 영화 '공공의 적'에서 나온 살해 수법을 그대로 모방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해 국내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 범인이 특정되면서 인천 미제 사건들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장기 미제 사건들의 결정적 단서를 찾기 위해 원점에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