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부상 주원인 꼽혀
계양구·옹진군 생산 않기로
중구 연차적 줄이고 75ℓ로 대체
그외 지자체들도 검토 나서

환경미화원 부상 주원인으로 꼽히는 100ℓ 쓰레기종량제 봉투가 인천에서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3일 인천 10개 기초지자체에 따르면 계양구와 옹진군은 앞으로 100ℓ 종량제 봉투를 생산하지 않는다.

두 지자체에서는 올 초 제작한 100ℓ 종량제와 그간 판매되지 않았던 재고가 소진되면 앞으로 100ℓ 종량제를 찾아볼 수 없게 된다. 계양구는 올해 100ℓ 종량제를 14만매, 옹진군은 3만매 정도 제작했다.

대신 계양·옹진은 이보다 규격을 낮춘 75ℓ 종량제를 대체 생산할 계획이다. 환경미화원들의 종량제 상·하차 시 부담을 낮추기 위함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환경미화원 안전사고 재해자 1800여명 중 15%가 쓰레기를 청소차에 올리다가 허리나 어깨 등을 다쳤다. 환경부는 종량제 100ℓ에 담을 수 있는 쓰레기 중량 기준을 25kg으로 삼고 있지만 쓰레기를 눌러 담는 등 행위로 실제 무게는 30kg을 훌쩍 넘는다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

남동구에서 폐기물 수거를 담당하는 한 미화원은 “쓰레기를 끝까지 채우고 테이프로 돌돌 감아 놓은 종량제를 들려면 혼자 감당되지 않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중구 역시 100ℓ 종량제 생산을 연차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구는 지난해 100ℓ 종량제를 20만장 제작했는데 올해는 절반으로 줄였다. 대신 75ℓ 종량제 13만장을 대체 생산했다.

중구 관계자는 “빠르면 내년이나 내후년 100ℓ를 없애는 것이 목표”라며 “사업장에서 100ℓ를 많이 쓰다 보니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은 필요하다. 올해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과 관련해 특별한 민원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 외 지자체들은 100ℓ 생산 축소·중단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거나 검토 중인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미화원들 작업안전 환경 개선에 어느 정도 의미가 있겠지만 75ℓ로 줄여도 쓰레기를 너무 많이 넣으면 중량이 높아지므로 실효성이 없게 될 수 있다”며 “시에서는 환경부 지침에 따라 관련 공문들을 일선 지자체에 여러 차례 전달했지만 최종적인 결정 권한은 각 지자체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