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실업급여지급자 수 작년대비 4월 8633명 늘어

1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고용센터 앞에서 만난 A(63)씨 손에는 실업급여 신청서가 들려 있었다. 건설 현장에서 강철판을 자르고 구부려 관을 만드는 제관 작업을 해온 A씨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해고됐다. 1년 이상 일할 경우 받아야 할 퇴직금 역시 손에 쥐어보지 못했다.

20년간 이 일을 해온 A씨는 예전 같으면 잠깐 휴식기를 갖고 다시 일감을 구했겠지만 올해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 코로나19발 실업대란은 A씨에게도 예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퇴직금 때문에 1년 채우기 전에 잘린 거야 항상 그래왔지만 이번엔 코로나 때문에 재취업이 어려울 것 같아 실업급여를 신청했습니다. 수급자격이 될는지는 모르겠네요. 2주 뒤 결과를 봐야겠죠.”

코로나19발 실업대란이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인천 실업급여지급자 수는 올 1월 3만1075명에서 2월 3만3234명, 3월 3만7790명, 4월 4만1693명이다. 전년도 같은 기간 실업급여지급자 수는 1월 2만9127명, 2월 2만8641명, 3월 3만1296명, 4월 3만3060명이다. 올해의 경우 작년 대비 1월 1948명, 2월4593명, 3월 6494명, 4월 8633명 등이 늘었다.

인천은 서울 이태원 클럽과 쿠팡물류센터발 코로나19 전파 영향을 특히 많이 받은 지역이라 5월 역시 실업급여지급자 수는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10시 찾은 인천고용센터 실업급여 신청 창구는 구직신청서, 실업급여 신청서 등을 작성하기 위해 방문한 시민들 50여명으로 붐볐다.

대형마트에서 판매원으로 일하고 있는 B(55·여)씨는 실업급여 수급 자격이 되는지 미리 알아보기 위해 센터를 찾았다. B씨는 “5월 말 고용업체로부터 권고사직 통지를 받아 6월 말 퇴사해야 한다”며 “직원 1명 당 월 4000만원 정도 매출이 나와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 금액을 못 맞춰서 더 이상 일을 시킬 수 없단다. 직원들을 야금야금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업급여라도 받을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제조업체 공장에서 일하다 몸이 안 좋아 그만 둔 C(64·여)씨에게는 그마저도 그림의 떡이다. C씨는 “반복 작업을 하다 보니 팔이 너무 아파 도저히 더 다닐 수 없어 그만두고 실업급여라도 타보려고 하는데 자격이 안 된단다”며 “코로나 때문에 재취업도 어렵고 이 나이에 어디 받아주는 데도 없을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4월 기준 전국 시·도별 실업급여지급자 수는 ▲경기도 16만9673명 ▲서울 12만6281명 ▲부산 4만9967명 ▲경남 4만4902명에 이어 인천이 다섯 번째로 많다.

중부노동청 관계자는 “중부청 관할 전체 실업급여자 수는 전년 대비 50% 정도, 인천센터는 70% 정도 늘었다”며 “인천이 제조업이나 소규모 영세업체들이 많아 코로나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 것 같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