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조사연구 용역 중
퇴적물·해빈 등 파악 계획
환경단체 “대책마련 시급”

천연기념물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 사곶사빈(사곶해변)의 단단했던 지질층이 갯벌처럼 물러지면서 제 기능을 잃고 있다. 관할 지자체는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해 조사에 들어갔다.

옹진군은 지난해부터 문화재청과 함께 `백령도 사곶사빈 및 콩돌해빈 모니터링 조사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사업비로 약 2억3000만원이 투입된다.

군은 이번 용역에서 사곶사빈을 구성하고 있는 퇴적물과 해빈, 해안선의 변화 특성을 파악할 계획이다.

백령도 용기포항 인근에 있는 사곶사빈은 지질층이 단단해 과거 천연비행장으로 사용됐다. 두껍게 쌓여 있는 미세한 석영질 모래층이 무거운 비행기가 내려앉아도 꺼지지 않을 만큼 치밀하고 단단하게 형성돼 있었다. 세계에 두 곳밖에 없는 특이한 지형·지질로 1997년 천연기념물 391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지질층이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걸을 때마다 푹푹 꺼지기 시작했다는 게 인천지역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과거 차량이 해변 위를 달리는 등 관광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지질층이 물러지면서 차량 진입이 금지됐다고 한다.

이에 환경단체는 사곶사빈의 본래 모습을 되찾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과거 비행장으로 쓰일 만큼 단단했던 사곶해빈이 지금은 움푹 파일 정도로 물러졌다”며 “관계 당국이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어떻게 조사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지형 변화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해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올해 여름에 용역 결과가 나오면 하반기쯤에 최종 보고회가 열릴 것”이라며 “용역 결과를 토대로 사곶사빈 복구 혹은 방지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