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따라 구독자 양극화
▲유튜브 남영희TV, 안상수TV, 윤상현TV 채널아트

4·15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코로나19 탓에 대면 선거운동이 어려워지자 동영상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 유세에 나서는 후보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일반인과 접촉하지 않고도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장점을 지녔으나 꼼꼼한 준비 없이 어설프게 나섰다가 유권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사례도 많았다.

6일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에선 인천지역 총선 후보들이 제작한 홍보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 후보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은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동구미추홀구을 후보가 운영하는 남영희TV로 유일하게 구독자 1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지난 4일 이 채널에 올라온 'D-10 문학산 아침 인사'란 제목의 영상은 남 후보가 문학산 등산로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조회수 1295회를 기록했다.

남 후보와 경쟁 중인 안상수 미래통합당 후보는 지난달 24일 구독자 3000명의 안상수TV에 '안상수의 오해와 진실'이란 영상을 게시했다. 이 영상은 안 후보가 과거 인천시장 재임 시절 인천을 빚더미에 오르게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란 내용을 담고 있다.

같은 선거구에 출마한 윤상현 무소속 후보는 구독자 6000명대의 윤상현TV를 운영 중이다. 그는 젊은층의 관심을 끌기 위해 최근 동요 '아기상어'를 개사한 선거송을 올렸다.

이학재 미래통합당 서구갑 후보도 이달 1일 구독자 8000명의 이학재TV에 선거송을 올려 23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후보 경쟁자인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자 유튜브에서 선거캠프 출정식을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선거운동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질 좋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선 개인용 방송장비가 요구되며 영상 촬영·편집이 가능한 인력도 수반돼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후보들 중에는 콘텐츠가 부실하거나 영상 개수가 적어 구독자가 200명이 채 안 되는 채널들도 많았다. 아예 유튜브 홍보를 포기하고 현장 유세에 전념하는 후보도 여러 명 있다.

이와 함께 유튜브가 공직선거법상 매체 규제의 사각 지대에 놓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발행한 '유튜브 선거운동의 법적 규제 현황 및 개선 과제' 보고서를 보면 2018년 지방선거 때 유튜브에 대한 불법 선거 정보 삭제 요청 건수는 모두 110건이었으나 실제 삭제된 경우는 60건에 그쳤다.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는 "해외 사업자와 제도적으로 콘텐츠 심의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