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기지 한국인 노동자 기자회견
"한미 SMA잠정타결 사실아냐"
▲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결렬로 주한미군 전체 한국인 근로자 8600여 명의 절반가량인 4000여 명이 무급휴직에 들어간 가운데 1일 오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조 조합원들이 무급휴직 철회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결렬로 무급휴직 상태에 놓이게 된 주한미군 기지 내 한국인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왔다.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 회원 30여명은 1일 평택시 안정리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K-6)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급휴직 철회와 신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최응식 전국주한미군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언론을 통해 알려진 한미 SMA 잠정 타결 소식은 사실이 아니며, 양국이 생각하는 방위비 총액이 달라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제(31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과 2시간여 면담을 통해 무급휴직 사태를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는 뜻을 나눴으나 양국 회담 결렬로 결국 4000여명의 노동자가 무급휴직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여파로 노동자들은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무런 대안 없이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또 "미국의 무리한 방위비 인상 요구는 한미동맹을 포기하고 순수하게 한미동맹을 실천하는 주한미군과 노동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짓밟는 것"이라며 "정부는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협상에서 확실한 제도개선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응식 위원장은 "정부에서 현실적인 대책 발표를 통해 한국인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 줄 때"라며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날 오전 주한미군 페이스북에 게재한 '무급휴직 한국인 직원에게 전하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 약 절반에 대해 오늘부터 무급휴직이 실시된다"라며 "오늘은 우리에게 유감스럽고, 상상할 수 없는 가슴 아픈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급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고 우리 직원들을 매우 그리워할 것"이라며 "이러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즉각 전투 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MA 체결 지연으로 무급휴직에 들어간 한국인 근로자는 주한미군 전체 근로자 8600여 명의 절반가량인 40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평택=오원석 기자 wonsheok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