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홈페이지에 동구보건소 일지 게시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 해소
'우리에게 밤은 더 이상 밤이 아니었습니다.'

한때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분류됐던 인천 동구에서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한 지난 19일부터 이튿날까지 동구보건소의 고군분투했던 현장을 그대로 녹여낸 일지가 공개돼 화제다.

인천시는 최근 동구보건소가 작성한 일지를 시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일지는 인천에서 처음으로 어린이집 교사(인천 38번째 확진자)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집단 감염을 우려하는 시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지는 19일 오후 4시40분부터 20일 오전 7시30분까지 긴박했던 15시간의 상황을 담았다.

1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던 동구에서 A(42)씨가 첫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소는 확진자 A씨와 접촉한 사람들을 파악하고 검체 검사에 들어갔다. 그 중 밀접 접촉자인 배우자 B(41)씨가 어린이집 긴급돌봄교사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보건소엔 '비상'이 걸렸다. 감염 취약계층인 아이들이 감염됐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날 밤 10시43분 B씨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방역 담당 직원들은 곧바로 어린이집으로 달려갔다. 보건소 관계자들은 '제발 아이들만은 괜찮길' 기도했다.

20일 자정 아이들을 깨울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과 교사 그리고 아이들의 부모까지 모두 25명에 대한 검사에 들어갔다. 이날 밤 보건소에는 긴장된 숨소리와 무거운 침묵만이 가득했다. 잠들지 못했던 고요한 밤이 지나고 해가 떴다. 전원 '음성'이 나온 뒤에야 보건소 직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보건소 관계자는 "B씨의 검체 검사 결과가 나온 후 어린이집을 확인하게 되면 신속한 검사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미리 원아들의 가정을 파악해둔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