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2번째 여성치안정감 탄생에도 '간부급 4~8%대'
직장어린이집 있는 곳도 '전무' … 근무환경 개선해야

최근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역대 두 번째 여성 치안정감이 탄생했지만 인천경찰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껍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 어린이집이 설치된 경찰서가 인천에 단 한 곳도 없는 것을 두고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근무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5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전체 인천경찰 6559명 가운데 여경은 '12.5%(820명)'를 차지하고 있다. 인천에서 활약 중인 경찰관 100명 중 12명이 여경인 셈이다.

그러나 경찰의 속살을 살펴보면 유리천장에 막혀 하위직에 머무는 여경들이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계급별 여경 비율은 ▲순경(1220명) '18%(220명)' ▲경장(1216명) '19.6%(238명)' ▲경사(1106명) '18.4%(204명)'로 특히 하위직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경위(2368명) '4.9%(116명)' ▲경감(487명) '5.8%(28명)' ▲경정(129명) '8.5%(11명)'로 경위 이상 간부급에선 4~8%대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28명뿐인 총경 계급의 여경 비율은 '10.7%(3명)'인데 이 중 2명은 타 지역에서 총경으로 승진한 뒤 인천으로 근무지를 옮긴 경우다. 인천에서 총경이 된 여경은 남경순 연수경찰서장이 유일하다.

여성 간부층이 얇다 보니 인천경찰청 주요 보직에 진출한 여성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현재 인천경찰청 계장 57명 중 여경은 5명에 불과하다. 최근 경찰청 고위 간부 인사에서 이은정 중앙경찰학교장이 역대 두 번째 여성 치안정감 자리에 올랐음에도 인천 여경들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부 여경들 사이에선 육아와 일을 병행하다 보면 자연스레 승진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 인천지역 10개 경찰서 중 직장 어린이집을 갖춘 서가 한 곳도 없는 것은 여성 근무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2013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전국 경찰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찰복지 실태 설문조사 결과, 여경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로 '여성을 위한 시설 확충'을 꼽은 응답자가 40.2%로 가장 많았다는 것도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한 일선 경찰관은 "여경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유리천장은 존재하고 있다"며 "여성의 장점을 살리는 인사를 통해 여경의 역할을 확대하고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