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굿모닝인천 편집장

한참을 달려온 기차가 헐떡거리며 역으로 들어선다. 달음질 한 아이처럼 벌컥거리며 물을 마신다. 수인선에는 1977년 까지 증기기관차가 운행되었다.
송도역에는 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는 급수탑이 있었다. 목마른 기관차에게 급수탑은 오아시스였다. 기차 몸통에 물을 채우는 동안 기관사도 잠시 목을 축였다. 극심한 가뭄이 들면 급수탑의 물도 동이 났다. 목마른 기차는 한동안 발이 묶였다. 맹추위로 인해 급수탑 물이 꽁꽁 얼 때도 기관차는 멈춰 있어야 했다.
(구)송도역 구석진 한 편에 40년 동안 물이 끊긴 급수대가 서 있다. 이 낡은 물건 하나가 이곳이 협궤열차 정거장이었음을 말해 준다. 비바람에 심하게 녹슬었지만 주둥이에서 금방이라도 물을 쏟아낼 것 같은 자태다.
그 옆으로 새로운 수인선 전철이 물 찬 제비처럼 달린다. 곧고 단단한 철길 위로 협궤열차의 추억이 겹쳐진다. 인천에서 철도는 삶이자 문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