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피해자들, 인천·경기 5개 병원으로
▲ 인천도 영흥도 낚싯배 사고가 발생한 3일 오후 시흥시 시화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이모씨의 유가족과 병원 관계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걱정 말라더니 왜 죽은 거야. 이렇게 가 버리면 난 어떻게 하라고…."

3일 오전 인천 영흥도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 선창1호의 전복 사고 소식을 듣고 경기도 시화병원을 찾은 유가족들은 장례식장 대기실에서 눈물을 금치 못했다.

이 사고로 남편을 잃은 한 여성은 눈이 충혈된 채로 오열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병원 관계자를 통해 사망 사실을 재차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사망자 강모(51)씨와 사촌지간이라는 백모(52)씨는 "낚시를 좋아하던 강씨는 매주 주말이면 홀로 영흥도로 낚시를 갔다"며 "강씨 친누나가 해경에서 사망 소식을 알리는 전화가 왔다고 해 급히 병원으로 달려왔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망연자실했다.

강씨는 인천 한 중학교에서 시설관리 일을 하며 혼자 생활했으며 평소 낚시를 마친 오후 3~4시쯤이면 영흥도에 사는 친인척 집을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오쯤엔 인하대병원 장례식장 대기실에 있던 피해자 가족들의 실낱같은 희망이 산산이 부서졌다. 의식불명 상태로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된 5명 모두 사망했다는 비보가 장례식장 대기실에 전해졌다. 인하대병원 사망자 대부분은 마흔을 넘긴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지인들도 유가족을 위로하며 곁을 지켰다. 사망자 김모(59)씨 친척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수영 잘하니까 제발 무사하길 빌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육군 원사로 복무하던 유모(47)씨 시신이 있는 안산 고대병원에서도 유씨 부인과 유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군 헌병은 검찰과 별도로 자체 검시를 실시했다. 총 3명 사망자가 발생한 시흥 센트럴병원에선 오후 3시 검찰 측과 의사 합동 검안이 있었다.

서모(35)씨 외 부상자 3명은 인천 길병원으로 이동됐다. 응급센터에 도착해 응급 치료를 받은 4명은 모두 이상 증세가 없어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이 중 송모(43)씨는 선실에 있다가 배가 충돌하자 문틈을 열고 나와 뒤집힌 배 위에 올라가 구조됐다.

인천해경은 이날 오후 인천과 경기도 병원에 안치된 사망자 13명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겼다. 유족들은 구체적인 장례 절차를 논의 중이다.

/김신섭·김원진·김신영 기자 s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