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경비원·청소노동자 '연휴 1인 근무체계' 개선 요구 봇물
역대 최장 추석 연휴를 앞두고 '살인적인' 연속근무에 내몰린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근무여건 개선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전국학교 비정규직노동조합 광주지부와 인천지부는 25일 각각 광주·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번 열흘 연휴 기간에 학교 당직 노동자에게 최소 3일의 특별(유급)휴가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전국의 각급 학교에는 '당직 기사'로 불리는 야간경비원이 근무하고 있다.

일선 학교와 계약한 용역업체가 파견한 이들은 상당수 학교에서 교대근무가 아닌 1인 근무체계로 일하고 있다.

매일 오후 4시 출근해 다음 날 오전 8시 퇴근하는 야간경비원들이 받는 월급은 127만∼147만원 수준이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한 경비원은 "용역업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매월 이틀의 휴가를 쓸 수 있는데 대체근무자를 구하지 못하면 그냥 근무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에 맞춘 일당 탓에 올해 추석 연휴에도 대체근무자를 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노조는 학교 야간경비원들의 평균 연령이 70세 이상의 고령이어서 열악한 근무여건에 따른 건강 악화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청이 학교기본운영비 등 관련 예산을 늘려 야간경비원들에게 추석 연휴에 최소 사흘의 특별휴가를 부여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교대근무가 아닌 1인 근무체계에서 이번 연휴처럼 휴무가 길어지면 강도 높은 연속근로를 피할 도리가 없다"며 "교육 당국은 용역업체를 통한 간접고용이라는 이유로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내버려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부산의 부경대 청소노동자들도 추석 당일만 전원이 쉴 수 있고 연휴 기간 교대로 근무하는 지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어 "다른 대학의 청소노동자 대부분은 수업이 없고 교직원이 출근하지 않는 토요일이나 공휴일에는 쉰다"며 "이런 것도 바꾸지 못하는 것이 위장도급이자 불법파견"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런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부산고용노동청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캠퍼스 관리 차원에서 행정직원도 토·일요일, 공휴일에 일직과 숙직근무를 하며 관련 수당도 지급한다"며 "현행 근무제도에 대한 건의가 들어오면 개선해 시행하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19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야간당직 노동자들은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추석 연휴 11박12일 동안 살인적인 연속근무를 할 처지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4년 2인 이상의 근무자가 숙직과 일직을 교대로 근무하거나 격일제로 근무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또 용역비에서 인건비를 80% 이상 지급하고 적정 근로시간을 인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