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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하루 중 1/3에 해당되는 시간 동안 잠을 자야 한다. 태양 주변을 돌고 자전하면서 밤과 낮의 구분이 있는 지구에서, 수백 수십 만 년 동안 적응하고 진화해온 인류는 앞으로도 이를 어길 수는 없을 것이다. 너무도 익숙하고 자연스런 나머지 별로 궁금하지 않았을 수 있는, 수면을 관여하고 있는 뇌 구조와 기전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보겠다.

일단 수면과 각성에서 가장 직접적인 일꾼은 뇌간의 망상체(그물형성체)란 곳이다. 뇌간 망상체는 아래로는 중력에 저항하여 직립할 수 있는 근육 긴장을 유지하고 척수 반사의 활성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있지만, 위쪽으로 시상을 거쳐 대뇌피질의 거의 모든 영역으로 흥분성 신경신호를 보내어 각성을 유지토록 하는 보다 중요한 기능이 있다. 즉 망상체가 흥분성 신호를 전달하면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수면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망상체를 조정하는 키를 쥐고 있는 부위는 따로 있는데, 앞시상하부의 복외측전시각영역(VLPO)이란 곳이다. 여기서 분비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의 증가와 감소에 따라서 잠을 자거나 깨게 되는 것이다. 망상체가 GABA의 영향을 받지 않는 각성 상태에서는 여기에 더하여, 뒤시상하부의 결절유두핵(TMN)이란 곳에서 분비된 히포크레틴(오렉신)이 뇌간 망상체를 자극하여 더 잘 깨어있도록 힘을 실어준다.

이런 수면과 각성을 담당하는 뇌기능은 다시 두 가지 기전에 의해서 조절되는데, 하나는 ‘항상성 기전’이고, 또 하나는 ‘일주기 리듬’이다. 항상성 기전이란 각성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점차 아데노신과 같은 수면유발인자 등이 쌓이면서 자연스레 수면이 초래되는 것이다. 이때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수면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되는데, 이를 수면 압력이라고 한다. 인간의 수면압력이 가장 높아지는 시간, 즉 가장 졸리게 되는 시간은 하루 중 쌍봉 양상을 보이는데, 보통 새벽 2시에서 4시 사이와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가 정점을 이룬다.

일주기 리듬은 앞시상하부의 시신경교차상핵(SCN)이란 곳이 담당하는데, 수면과 각성의 일주기를 조절하는 체내시계가 위치하고 있다. SCN은 눈의 망막에 연결되어 있어서 망막에 비치는 빛의 양을 통해서 수면과 각성 주기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 생체시계에 영향을 주는 인자를 ‘자이트게버(Zeitgeber)’라고 하며, 가장 대표적인 인자가 빛이다. 그 외에 어둠, 기온, 습도, 신체활동, 식사 등의 변화도 자이트게버에 해당된다. 또한 대표적인 수면유도 물질 중 하나인 송과체의 멜라토닌 분비에도 SCN의 영향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수면과 각성 기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점이 있다. 수면과 각성 조절의 키를 쥐고 있는 시상하부는 스트레스 반응에 대응하는 시상하부(Hypothalamus), 뇌하수체(Anterior Pituitary), 부신(Adrenal Cortex)로 이어지는 HPA축의 중추이기도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스트레스는 불면증과 같은 수면문제로 직결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도움말: 휴한의원 창원점 이상욱 원장

/온라인뉴스팀